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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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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직원 해고 삼영산업… 임금·퇴직금 차질없이 지급을

  • 기사입력 : 2024-01-24 19: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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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원 기부왕’으로 잘 알려진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의 타일 제조업체 삼영산업이 경영악화로 전 직원 130명을 집단 해고했다는 소식에 종업원의 피해가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김해 진영읍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타일 제조 업체로 40년 이상 운영돼 왔으나 최근 160억원의 누적 부채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타일 판매 저조, 원자재 인상 등으로 인한 영업 손실 지속이 그 원인으로 여겨진다. 삼영산업은 경영 악화가 지속되자 지난해 12월부터 전면 휴업에 들어갔고 지난 15일 자로 전 직원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직원들은 한 달 넘게 휴업을 하면서 임금조차 받지 못한 데다 해고 통보까지 받으면서 상당한 고충을 안게 됐다.

    삼영산업이 자본잠식으로 휴업상태에 들어갔지만 이종환 회장의 업적은 매우 의미가 있기에 아쉽기만 하다. 1923년 의령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10여 개의 회사를 거느린 삼영그룹을 운영하면서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 대표적인 기업인이었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으로 지금까지 장학 혜택을 받은 장학생은 1만2000여명, 총장학금 지급액이 2700억원으로 장학생 수나 액수는 국내 최대였다. 그의 장학재단의 재산 출연은 계속 이어져 1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2020년 들어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이 회장이 관정재단에 기부를 계속해 왔다는 데 있다. 그해 15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는데도 재단에 124억여원을 기부했다 한다. 이 기부가 회사 자본잠식의 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업적과 현실은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로 좋은 일을 많이 했을지언정 현재 휴업상태로 직원들의 퇴직금과 임금체불이 된다면 문제의 소지가 많다. 해고 통보를 받은 지난 15일 이후 삼영산업의 직원들은 직장에서 쫓겨 나가야 했다. 지난해 9월 이 회장의 별세 이후 그의 자녀들조차 지분 상속을 포기할 정도라면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이석준 삼영화학 회장 등 자녀들은 선대 이종환 회장의 피땀이 서린 사업장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 외상매출금 등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회수해 퇴직금을 마련하는 등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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