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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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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컬대학 지정 ‘담대하고 파격적 혁신 전략’이 해답- 최호성(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4-02-04 19: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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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컬대학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지자체마다 눈치 경쟁과 전략 싸움이 치열하다. 작년에 교육부는 2026년까지 30개 내외의 비수도권대학을 선정, 5년간 대학당 최대 1000억원을 투입하는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우주항공 산업의 초일류대학을 천명한 경상국립대학교가 경남지역 최초의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었다. 경남도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와 대학의 최적화된 인재 육성 시스템이 주효했다고 한다. 5월에 우주항공청이 출범하고 10월에 경남항공국가산단이 준공되면, 글로컬대학과 함께 서부경남은 교육·고용·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혁신의 탄탄한 선순환 구조를 이뤄낼 것이다.

    경남도는 두 가지 글로컬대학 지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는 국립창원대를 2개 도립전문대와 통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해 예비지정 받은 김해시 인제대의 올 시티 캠퍼스(all city campus) 안이다. 예비지정 대학은 올해까지 자격이 유지되는 만큼, 전자의 방안이 고민이다. 다른 지역 사례와 같이 대학 간 통합은 결코 순탄한 과정이 아니다. 설령 구성원 간 갈등과 충돌을 해소한다 해도, 국·공립대 통합 시도는 더 이상 유리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는 어렵게 되어 버렸다. 부경대·한국해양대, 충남대·한밭대, 목포대·목포해양대와 같이 너도나도 통합대 카드를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고등교육 생태계를 총체적으로 혁신하여 지역대학이 지역·산업과 동반 성장의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특정 대학이나 국립대만을 육성하려는 사업이 아니다. 지역 붕괴와 소멸의 위기에 국·사립대 구획이 무슨 소용이며, 어찌 국립대만이 감당할 일인가. 국·사립대는 지역 혁신을 떠받치는 두 기둥이지 서로 각축할 상대가 아니다. 대학 안밖의 통념을 깨고 지자체·산업체와 대학은 담대하고 파격적인 혁신 전략을 창안해 내야 한다.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에서는 2개 이상 대학의 ‘연합대학’ 유형도 허용키로 했다. 이참에 경남도는 지금 추진하는 국·공립대 통합 방안에 덧붙여 그 확장판 혁신 모델을 구상했으면 한다. 도내 국·공립대와 가능한 사립대가 연대하는 ‘경상남도형 포괄적 연합대학 모델’이다. 국·공립 통합대학과 국·사립대를 포괄한 연합대학의 양 날개를 장착한 모양새다. 한마디로 글로컬대학의 빅 텐트(Big Tent)를 쳐 보자는 것이다.

    참여 대학들은 고유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한 채로 얼마든지 공동의 의사결정 거버넌스를 운영할 수 있다. 국·공·사립대의 장벽을 허문 전국 최초의 독창적 혁신 모델이 될 것이다. 경남은 ‘울산·경남지역혁신플랫폼’의 USG공유대학 운영 경험도 풍부하다. 경남도가 국·공·사립대를 포괄하는 연합형 글로컬대학을 구축해낸다면, 장차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에서도 확고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지역을 ‘기회와 희망의 땅’으로 복원하는 일은 지상명령과도 같다. 각자도생을 방관할수록 대학은 쇠(衰)하고 지역도 퇴(退)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겠다.

    최호성(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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