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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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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관계의 언어

상대방을 이해하는 소통의 대화법

  • 기사입력 : 2024-01-24 07: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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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말하는
    좋은 관계 위한 ‘마음 헤아리기’

    휘리릭 넘기다 멈춰선 책의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그 이야기를 누가 그렇게 들어?(중략)” 대화는 급기야 침묵으로 끝난다. 이들은 ‘역시 너랑은 대화가 안 돼!’라고 각자 결론짓고 입을 닫는다.

    또 무심코 책장을 넘겼다 자세를 고쳐 잡는다.


    아내가 정말 괴로운 것은 자신의 의도를 끊임 없이 왜곡시킬 때다. 이를테면 “너는 내가 하는 것은 뭐든 못마땅하지?” 같은 발언이다. ‘누가 내 이야기를 책으로 쓴 거야?’ 싶은 당황스러움이 스치면서 며칠 전 상황이 떠오른다. 주말에 놀러 가자는 A의 말에 내가 “주말에 비 온다던데”라고 했다가 곤란한 상황을 빚었다. 주말을 하루 앞두고서 “그때 말했던 거기 갈 거지?”라고 물었더니, A는 퉁명스러운 얼굴을 하고 “가기 싫은 거 아니었어? 비 온다고 하길래 가기 싫다는 건줄 알았는데”라고 답했다. 나는 그냥 ‘비가 온다던데 괜찮겠어?’ 같은 확인의 말이었는데 이게 그의 기분을 언짢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삶의 지혜’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수많은 관계들 속 대화가 해를 거듭할 수록 어려운 느낌이다. 비단 이런 상황이 나에게만 있는 건 아닐 것이라고 믿는데, 그건 지난해 유행했던 밈, “너 T야?”와도 무관하지 않다. 감정을 알아주길 바라는 사람(F)과 지나치게 현실을 사는 사람(T)이 빚는 불통쯤으로 해석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는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에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관계의 언어’ 저자인 문요한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마음 헤아리기’를 강조한다.

    그는 “자녀와 안정적 애착을 맺는 부모, 시간이 갈수록 사랑이 깊어가는 커플, 서로 힘이 되어주는 친구 등은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상대가 자신과 다른 마음을 가진 개별적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의 대화는 신중하고 비판단적이다”고 설명한다.

    책은 △마음 헤아리기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그 능력은 어떻게 발달하고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으로 이뤄져 있다.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자기가 작아지는 사람, 대화로 갈등을 풀려고 하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할수록 꼬이는 사람 등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 더퀘스트, 258쪽, 저자 문요한, 1만7000원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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