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기고] 낙동강 하구 잘피 돌아올 수 있을까- 박정임(수중생태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 기사입력 : 2024-01-23 19:38:23
  •   

  • 낙동강 하구는 삼각주와 연안 사주가 형성돼 있고, 사주간에는 조석으로 넓은 갯벌이 잘 발달돼 있다. 다양한 해안성 식물이 분포한 이곳은 갯지렁이, 엽낭게, 말똥게, 조개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저서무척추동물과 어류들의 서식지, 은신처, 산란장을 제공해 역동적인 하구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낙동강하구 해안에는 갈대, 갯메꽃 등이 자라고, 조간대에는 새섬메자기, 나사말 등 수생식물이 출현한다. 낙동강 하구 조간대부터 얕은 조하대에는 해양현화식물(海洋顯花植物)인 잘피(해초) 4종도 살고 있다.

    과거 낙동강 하구에는 1980년대 중반까지 가덕도 서북쪽부터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안골동, 강서구 송정동, 눌차도와 진우도 북쪽에 이르는 해역에 1362㏊의 거대한 거머리말 서식지가 존재했다. 그러나 1983년부터 1987년 사이 공업단지와 주거단지 개발, 교통망 확보를 위한 하굿둑 건설이 진행되면서 거머리말 서식지가 훼손됐고, 해안 공사 등으로 게바다말 서식지까지 감소했다.

    전 세계 연안에는 약 60종의 잘피가, 우리나라 연안에는 9종의 잘피가 나타난다. 광합성을 하는 일차생산자인 잘피가 군락을 이루면 다양한 생물들이 들어와 서식지, 은신처와 산란장으로 이용해 어업생산성이 증가한다. 얕은 수심에 생육하는 잘피는 조류들의 먹이원을 제공한다. 또 해수 중 영양염을 흡수·제거해 해양 환경을 정화하고 퇴적물의 침식을 방지한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를 저감하기 위한 블루카본 자원으로 망그로브, 염생식물과 함께 국제적으로 공인된 소중한 재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연안의 잘피 서식면적은 약 5500~7000㏊로 추정되며, 매립, 해안 공사, 급격한 환경오염 등으로 1970년대 이전에 비해 50~80%가 감소된 것으로 보고 된다. 지난해 6월 서낙동강 하류인 강서구 눌차도부터 낙동강 본류 우측의 사하구 다대동까지 433㏊의 잘피 서식지가 확인됐다.

    종별 잘피 분포 면적은 애기거머리말(338.2㏊), 거머리말(92.9㏊), 게바다말(1.4㏊), 줄말(0.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회종인 애기거머리말은 최근 그 생육 범위가 급격히 증가돼 국내 최대 규모의 애기거머리말 서식지로 기록됐다. 거머리말 분포 면적 또한 1885년 이후 기록이 거의 없으나, 2007년 눌차도 남쪽 우측과 진우도 좌측 북쪽에 약 30㏊의 거머리말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음이 보고됐고, 약 16년이 지난 현재 3배 이상 확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거대한 잘피 서식지가 형성되기까지는 수천 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수개월 혹은 수년의 짧은 시간에 훼손되기도 한다. 낙동강 하구는 1980년대 이전에 비해 지형뿐만 아니라 해양환경도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어 과거와 같은 규모의 잘피 서식지 복원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낙동강 하구의 잘피 서식지는 회복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잘피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계획과 적절한 이식으로 잘피 서식지의 복원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 낙동강 하구의 잘피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복원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박정임(수중생태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