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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제·통영 화장장 공동 사용, 시민 편의가 우선

  • 기사입력 : 2023-12-17 19: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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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뀜에 따라 화장장을 놓고 지역 간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역 내 화장 시설이 없는 거제시가 통영시 화장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양 지역에서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거제시는 160억원을 들여 화장장 건립을 추진했으나 경제성 등을 이유로 신설을 포기하고, 100억원의 출연금과 연간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통영시 추모공원 공동사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거제시민은 30년간 통영시민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거제에서는 화장장 건립이 숙원사업이라는 이유로, 통영에서 시민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공동사용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양 시가 화장장 공동사용을 추진한 배경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서다. 거제시 입장에서는 혐오시설 건립에 따른 민원과 예산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통영시는 추모공원의 적정 수요를 유지할 수 있어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화장장이 없어 시민들이 원정 화장을 떠났다가 다시 거제로 돌아와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장례복지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공설 화장장 독자적 건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2030년에는 거제시의 화장률이 9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통영화장장 공동사용 기간이 만료되면 결국 신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영시의회에서 화장장 공동사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통영·거제시민이 같은 조건으로 통영 화장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2014년 통영시가 화장장 현대화 사업을 할 때 거제시가 이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거제시민이 할인을 받는 방식을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된 적이 있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로서는 화장장 공동사용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통영화장장 수요가 넘치면 거제시민의 불편과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화장장 건립은 어느 지자체나 뜨거운 감자다. 거제시는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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