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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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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95) 견리사의(見利思義)

- 이익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라

  • 기사입력 : 2023-09-12 08:14:04
  •   
  • 동방한학연구원장

    희망을 잃은 젊은이 몇몇이 최근 마구잡이 살인극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일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간교(奸巧)한 부정행위이다. 대법원 판사가 재판을 두고 돈거래를 하고, 역사상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특별검사가 탄핵당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수사할 때 이미 검은돈을 먹은 범법자였다.

    역대 대통령들이 정의(正義), 평등(平等), 공정(公正), 자유(自由) 등을 부르짖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정의, 평등, 공정, 자유는 점점 멀어지고 부정부패, 내로남불 등만 더 확산되어 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국회의원 등을 심하게 비난하지만 비난당해야 할 단체나 사람은 대통령, 국회의원뿐만이 아니다. 대법원장을 위시한 사법부,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 언론인, 군인, 공기업 임직원, 교육자 등등 한 군데도 정상적으로 되어가는 곳이 없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밥을 먹어야 하고 옷을 입어야 하고 집이 있어야 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존을 위해서 본능적으로 물질적인 욕구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무소유(無所有)는 불가능하다. 무소유를 주장하는 스님이나 도사들도 다 후원해 주는 사람이 있기에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지 일반인들은 무소유가 불가능하다.

    공자(孔子)께서는 “이익 되는 것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라.(見利思義)”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의 뜻은 ‘이익되는 것은 다 나쁜 것이니 물리쳐라’가 아니고 ‘이익 되는 것을 보면 먼저 의리에 맞는지를 따져 의리에 맞는 것은 취하라’는 뜻이다. 원칙 없이 이익만 취하면 무슨 짓이든 못 할 짓이 없게 된다. 이익을 최우선에 두면 사람이 아니라 짐승과 다를 바 없게 된다. 불의한 재물을 탐내다가 자신을 망치고, 집안을 망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최근 재산 때문에 부모를 살해한 자식이 여럿 있었다. 재산 때문에 형제간에 소송하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그 결말이 좋은 경우가 있었던가? 그러나 의리를 생각하며 바르게 처신한 사람은 영원히 존경을 받는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였던(黃金如石)’ 고려 말 최영(崔瑩) 장군은 영원히 후세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동시대의 큰 부자들은 이름도 모르지 않는가?

    왜 이렇게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눈앞의 이익만 챙기고 의리는 생각하지 않을까? 교육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도덕(道德) 윤리(倫理) 교육은 아예 안 시키고 입시와 취업 교육만 시키기 때문이다. 도덕, 윤리 과목 등은 군사문화라 하여 다 제거해 버렸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얻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니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예의염치(禮義廉恥) 없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人性敎育)이 더 중요하다.

    * 見 : 볼 견. * 利 : 이로울 리.

    * 思 : 생각 사. *義 : 옳을 의.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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