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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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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천 공공승마시설 얼빠진 행정으로 날리다니

  • 기사입력 : 2020-12-01 20: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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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군이 공공승마시설을 유치했다 반납하게 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이유는 설치 장소가 낙동강 유역 주변지역 자연생태도 1등급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군은 그동안 법적으로 불가능한 지역을 사업지로 선정하고 엄청난 행정력을 낭비했다. 군이 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으로, 문준희 합천군수의 군내 승마장 또는 승마공원 설치 검토를 지시하면서부터다. 군은 이에 따라 군내 용주면 성산리 일원 4만8000㎡에 국·도비, 군비 등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공승마시설을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은 기쁘게도 지난해 3월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사업대상자에 선정되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군민은 희망에 부풀었다. 말 산업의 인프라가 구축되면 군내 다른 관광자원과 연계를 통해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특이 공공승마시설이 완성되면 합천이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 사업의 무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군민의 그 기대는 허망으로 바뀌었다. 이제 군민 허망은 군 행정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난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들의 기대를 허망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행정력의 낭비와 무산에 따른 국·도비의 반납, 그동안 불가능한 사업을 추진한답시고 써버린 군비는 되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은 다른 사업의 국비 확보에도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

    공공승마시설 무산에 따른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한 책임은 얼빠진 군 행정이 져야 한다. 무산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함께 관련자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책임은 또 군 행정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불가능한 지역을 검토도 없이 합천군을 사업자로 선정한 농림축산식품부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초록은 동색이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의 관련 부서와 선정 위원 등도 한심하기 짝이 없지 않는가. 같은 일의 되풀이는 안 된다. 단체장의 정치적 행보와 지시에 매달리다 보면 합천군뿐만 아니라 다른 시·군에서도 같은 일은 되풀이될 수 있다. 이번 일은 일선 시·군 모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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