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교수와 함께 만나는 경남독립운동가 (23) 국내 반일투쟁의 선봉 여병섭 선생
신간회 마산지부 설립 주도군자금 모집 등으로 두 차례 옥고청년회·노동야학회 설립에 영향
- 기사입력 : 2017-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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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1921.3.3.) 기사. 마산지국장 여병섭, 기자 이윤재 선생의 이름이 보인다.
여병섭(呂柄燮, 1890년 8월 21일~1934년 7월 27일) 선생은 고성 출신이다. 평양신학교 재학 중 1917년 평양에서 조직된 조선국민회(朝鮮國民會)에 참가해 경상도 구역장으로 활동했다. 조선국민회는 1914년 1차 대전의 발발과 함께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될 것을 예견하면서 장일환(張日煥)이 미주국민회의 박용만(朴容萬)과 연결돼 1915년부터 조직 결성을 준비해 오다가 평양의 숭실학교와 평양신학교 출신자 및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1917년 3월 결성한 국내 독립운동 단체였다.
조선국민회의 투쟁 전략은 국내와 국외 독립운동 세력을 연결해 전 민족적 결사로 발전시켜 결정적 시기에 독립전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조선국민회는 결성 직후 전국 각처에 지부 조직을 확대해 갔는데, 이때 여병섭은 경상도 구역의 대표를 맡았다. 그러던 중 1918년 초 조선국민회의 조직이 발각됨으로써 체포돼 1918년 3월 16일 평양지방법원에서 소위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8월을 받아 옥고를 치렀다.
3·1혁명 후 기독교계 학교의 교사로 근무하면서 1919년 10월 진주에서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진주 광림학교(光林學校) 교사 홍수원(洪秀瑗)·강우석(姜佑錫) 등과 함께 비밀결사 혈성단(血誠團)을 조직해 회원 모집과 군자금 모집활동을 전개하다가 일경에 발각돼 다시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1920년 5월부터 동아일보 통영분국장, 마산지국장 등을 지내면서 사회운동을 폭넓게 전개했다. 그는 강연활동을 통해 경남 일대의 청년회나 노동야학회의 설립과 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1920년 4월 거제군 기성청년회 주최 강연회에서 ‘아반도(我半島) 청년의 사명’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고, 같은 해 4월 고성청년회 주최의 강연회에서는 ‘현대와 노력’이란 제목으로 연설하는 등 주로 청년의 의식 계몽에 역점을 두고 강연활동을 벌여 나갔다. 1920년 12월 조선청년연합회의 창립총회가 서울 중앙 기독교청년회에서 열릴 때 마산청년회의 대표로 참석해 창립총회의 의사(議事)에 선출됐고, 1922년 4월 3일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여 선생은 1925년 4월 조선노농총동맹이 결성될 때 중앙위원에 선출돼 노농운동에도 깊게 관여했다. 조선노농총동맹의 성립은 3·1운동 이후 질적 성장을 거듭한 농민운동의 결정체로서, 창립 당시 182개의 농민단체가 참여한 전국 규모의 농민운동단체였다. 또한 그는 1925년 4월 신문기자대회에서는 서기에 선출되는 등 다방면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남겼다. 또한 신간회 창립 후 지부가 전국적으로 생겨날 때 마산에서도 역시 선생의 주도 하에 1927년 3월 마산지부가 설립됐다. 1930년에는 신간회 마산지부의 서기장 겸 서무부장의 일을 맡아 신간회 마산지부의 실질적 책임자로 활약했다.
정부에서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95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경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문학박사)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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