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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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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어시장 사람들, 화선지 위에 생생하게

경북 출신 이청초 화백 창동갤러리서 전시회
지난겨울 3개월간 매일 시장 드나들며 작업

  • 기사입력 : 2024-04-09 0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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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해가 느지막이 고개를 드러내는 고요한 새벽부터 시장은 언제나 다른 세상처럼 활력이 넘친다. 갖가지 정성이 진열된 점포를 지키는 언제나 같은 사람들과 갖가지 사연을 가진 언제나 다른 사람들이 만나는 곳. 이 특별한 장소가 어느 화가의 마음에 와닿았다.

    한국화가 이청초 화백이 생생한 마산 어시장의 면면을 담아낸 전시 ‘마산 창동, 어시장 展’이 마산 창동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시에는 이 화백이 3개월간 마산 어시장을 그려낸 작품 42점과 기존 작품 12점 등 54점을 선보인다.

    이청초 作 ‘아지매, 연근은 다 똑같아요’
    이청초 作 ‘아지매, 연근은 다 똑같아요’

    작품들은 마산 어시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소소한 모습을 담고 있다. 주로 시장 상인과 그들을 마주하는 손님과 같은 마산 어시장의 ‘사람’이 그림의 주인공이다. 생물을 파는 사람, 난장에 앉아 식사를 하는 사람, 노상에서 막걸리를 꺼내는 사람. 사람을 담다 보니 이야기도 자연히 담긴다. 야채장수 앞으로 손님이 오더니 수북이 쌓인 연근을 이리 쥐고 저리 쥔다. 가만히 바라보던 야채장수가 “아지매, 연근은 다 똑같아요”하고 한마디한다. 그래서 이 모습을 담아낸 작품 제목도 ‘아지매, 연근은 다 똑같아요’다.

    이 화백은 경북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말, 비교적 따뜻한 동네인 마산 창동으로 ‘휴가’를 왔다. 화가로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지만 근 몇년간은 손에 붓이 잡히지 않았는데, 마산 어시장을 보니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그는 3개월간 마산 어시장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포착한 순간을 담아냈다.

    그는 “늘 동경했던 삶의 현장이 마산 어시장에 있었다. 그 모습들을 담아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추위만 피하려던 내가 석달이 아니라 이곳에서 삼년을 살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전시는 30일까지.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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