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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여고 역사관 개관… 이들이 있어 행복했다

  • 기사입력 : 2024-03-31 20: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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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초의 산업체 부설학교로 출발한 한일여고가 지난달 29일 개교 50주년을 맞아 기념관을 개관했다 하니 축하할 일이다. 기념관 이름은 ‘50년관’이다. 한일여고는 60년 전 마산에 한일합섬이 설립되면서 그곳에서 일했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1974년 회사 내에 세운 부설학교다. ‘50년관’에는 동문 559명이 십시일반으로 보내온 기금과 당시 교복, 앨범, 상장 등 기증받은 학교 관련 자료들로 채워졌다. 한일합섬 설립자인 고 김한수 회장의 손자인 김효준 한효학원 이사장은 “한 분 한 분이 역사이자 산업화, 근대화의 역사”라고 학교의 역사와 개관의 의미를 전했다.

    한일여고는 ‘주경야독’의 대명사였다. 학생들은 전국에서 모여들었고, 한일합섬과 학교에서 일과 배움을 병행했다. 70년대 당시 국가산업 발전이 집중될 때 한일여고 학생들은 배움 속에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어떤 시련과 곤궁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녀 이외에는 이 교문을 들어올 수 없다’라는 학교 교문 현판 문구를 보면 얼마나 강한 정신력을 소유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한일여고의 역사관에는 당시 학생들의 생활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국 팔도의 학생들이 모여 낮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고, 밤에는 피곤을 잊은 채 책장을 넘겼던 상황을 전하고 있다. 고향을 그리는 학생들은 고향에서 잔디 뗏장을 한 뼘식 떼 와 학교운동장에 심었다. 이게 유명한 학교의 팔도잔디이다.

    50년은 결코 짧지 않은 역사이다. 한일여고는 이 기간 우리나라 근대화의 물결에 큰 몫을 담당했다. 이들 졸업생들은 사회 곳곳에 진출해 우리나라의 유익한 자원이 되고 있다. 8회 졸업생인 김선흥 교장은 “일하면서 배우는 게 쉽지 않았지만, 똑같은 소녀들이 모여서 서로 의지하면서 성장했다”며 “그때 어려움을 같이 극복한 사이라 지금까지도 자주 만난다”고 했다. 이제는 웃으며 옛 얘기하며 더 많은 모임 등으로 학교 발전과 우리나라의 발전적 성장에 동참했으면 한다. 한일여고의 졸업생 수는 4만6000명을 넘어섰다. 한 명 한 명이 행복한 나날 속에 우리사회의 기둥 역할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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