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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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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수돗물과 맛있는 차 한잔- 김윤정(K-water 경남서부권지사 경영차장)

  • 기사입력 : 2024-03-14 19: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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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학기가 시작되고 방학동안 집에서 뒹굴거리던 아이들이 학교 갈 준비를 하는 아침이면 정신이 없다. 간단하게 아침밥을 차려주고 출근 준비가 한창인데 둘째가 급하게 화장실에서 뛰어나온다. 이런 외침과 함께.

    “엄마 어떡하지? 양치하다가 모르고 수돗물 먹었어.” 순간 그게 왜? 뭐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다가 짐작 가는 바가 있어 이렇게 얘기해 준다. “괜찮아. 수돗물 먹어도 돼, 수돗물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야.”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묻는다. “진짜 먹어도 돼?”

    수자원공사에 근무하면서부터 항상 해 왔던 고민을 이렇게 집에서 직면할 줄이야. 2021년 정부에서 실시한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또는 끓여서 먹는 비율은 36%라고 한다. 정수기를 사용하는 비율(49.4%)에 비해서는 낮고, 생수를 사서 먹는 비율(32.9%)보다는 높은 수치이다.

    UN이 발표한 국가별 수질지수상 우리나라 수돗물이 세계 8위의 양질의 수돗물이며, 깨끗한 수돗물 생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수질관리를 하는지 매일매일 직접 보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수돗물 음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하는데, 상수도관 노후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행여 수질에 이상 있진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오래된 상수도관을 정비하고 정수장에 미세여과망을 설치하는 등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전국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수돗물 안심확인제 신청을 통해 우리집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하고 안전성을 직접 확인해볼 것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수돗물을 마시면 생수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많게는 2100배까지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간단하고 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3년마다 실시하는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가 올해 다시 돌아온다. 둘째에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을 먹는다고 자신감 있게 내보일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수돗물에 우려낸 맛있는 차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윤정(K-water 경남서부권지사 경영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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