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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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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윤종덕(시인·평론가)

  • 기사입력 : 2024-01-31 19: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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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나 지금이나 시간의 불변성을 강조하는 것은, 친구 사이의 관계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번 사랑이 영원한 사랑으로 이어지기를 바랐던 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관심이 집중되는 만나기 전 30분 정도 기다림의 시간 설렘이야말로 끌림이 가장 강한 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시간과 약속의 사이에 사람이 존재하기에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기다림의 약속이야말로 삶의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순간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예로부터 가뭄과 홍수, 태풍 등의 변화무쌍한 기후의 영향으로 시간의 조급성을 가지게 되었고, 서양인은 느긋함으로 약속의 시간도 미리미리 한 달 전이나, 심지어 1년 전부터 통보하고 기다린다. 약속의 취소 또한 최소한 일주일 전에 통보하는 예의가 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와 실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집을 단장하거나 정원을 꾸미고 손질하듯이 각별한 정성으로 대해야 한다. 이때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이 믿음의 씨앗을 심어 키우는 일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는 약속 등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히 메모하는 습관과 입학, 졸업, 생일, 특별한 날들을 챙겨주는 세심한 씀씀이야말로 상대방을 감동케 하는 것이기에 사랑을 서로 살찌우게 한다. 그리고 화가 났다면 자신이 먼저 상대에게 잘못한 일이 없는지 생각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가볍게 여기고 넘어간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될 때 상대방에 대해서 부담감을 가져서는 아니 된다.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상대가 부담스럽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때로는 감성적인 판단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대응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는 만날 때마다 간단한 변화 또는 특별한 이벤트 등의 변화로 기대감과 활기를 넘치게 하거나, 함께 여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사람이 사람을 좋아할 때 중요한 요인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친밀감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 가식적이거나 거짓된 마음이 있을 때는 자연스럽지 못하기에 뭔가 이상하거나 소홀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만남과 헤어짐의 현상이 점점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되어가는 흐름은 어떤 측면에서 솔직함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사람을 대하는 진정성의 부족과 인격에 대한 존엄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좋아해야 할 일이 아니다.

    황혼의 이혼이 늘어나고 젊은이들의 재혼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떤 얽매임보다는 자유스러운 개성의 개인주의에서 비롯된 현상이겠으나, 사람과의 관계의 친밀성이야말로 모든 측면에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기에 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윤종덕(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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