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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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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질환] 나에게 무너진 나, 면역에 무너진 삶

  • 기사입력 : 2024-01-15 00: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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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인불명 ‘면역 오작동’으로 스스로 우리 몸 공격
    다발성 염증 류마티스관절염, 조기치료 가장 중요
    여러 장기에 다양한 증상 루푸스, 자외선 차단 필수
    여성 발병률 높은 쇼그렌증후군, 증상완화가 최선


    우리 몸의 면역계는 세균과 같은 외부 이물질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원인 불명의 비정상적 면역 반응으로 면역계가 스스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현상을 ‘자가면역’이라 하는데, 자가면역질환에는 가장 대표적으로 관절에 만성적 염증이 나타나는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에 붉은 홍반이 나타나는 루푸스, 입이 바짝 마르는 쇼그렌증후군 등이 있다. 이들 질환에 대한 증상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은 여러 관절에서 다발적으로 원인 불명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체, 정신적 스트레스 후 발병하기 쉬우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히 발생한다.

    △ 증상= 관절의 운동 범위 제한과 함께 관절이 붓고 아프며, 염증 부위 피부가 벌겋게 변하거나 만져보면 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증상들이 나타나며 손가락, 손목, 발가락 등 작은 관절을 잘 침범하고 무릎, 어깨, 팔꿈치, 발목 등 큰 관절도 침범할 수 있다. 아침 기상 시 관절이 더욱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현상은 관절염이 심할수록 더 길게 지속된다. 관절 증상 외에 피부 몽우리나 결절, 눈의 염증, 심근염, 늑막염, 혈관염 또는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발열, 전신 쇠약, 피로감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치료=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목적은 통증 완화와 관절변형 및 불구 예방이다. 중증도, 침범 범위 등을 고려해 치료하며, 발병 후 1~3년 내 관절 손상이 진행되므로 조기에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운동과 휴식, 관절보호, 균형 잡힌 식습관 등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기나 통증이 심한데도 무리해 운동하는 것은 피하고, 냉찜질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비만은 염증 악화, 약물 효능 감소를 초래해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하며, 흡연, 과도한 음주, 카페인 섭취를 삼가야 한다. 오메가-3 지방은 관절염 억제와 염증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로 완치에 가깝게 생활할 수 있으며, 정기 진찰과 검사를 통한 전문적 치료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루푸스

    루푸스는 피부, 관절, 혈관, 심장, 폐, 신장 등 여러 장기에 염증을 일으켜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얼굴에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홍반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발병 원인은 확실치 않으나 유전이나 감염, 약물, 자외선, 심한 스트레스, 호르몬 등 환경적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여성호르몬이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루푸스 환자가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임신과 루푸스= 루푸스 환자의 경우 임신률은 비슷하나 유지가 어렵고, 자연유산이나 사산 확률이 30~50%로 상당히 높다. 임신중독증, 조산 등 임신 중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으며, 출산 시 아기도 루푸스가 나타날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을 계획한다면 류마티스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간 긴밀한 협진을 통해 약물을 조절해야 하며, 임신뿐 아니라 수유 시에도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 증상= 나비 모양 홍반 외에도 구강과 코의 궤양, 관절염, 고열, 심한 피로감, 피부 발진, 탈모, 빈혈, 신장의 이상 증상, 장막염, 광과민반응, 추운 곳에서 손발 끝이 창백하게 변하는 레이노현상, 경련, 발작 같은 신경학적 증상 등이 있다.

    △ 치료= 직접적인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적절한 일광차단이 필수적이며, 자외선 노출이 제한되므로 칼슘과 비타민D 보충이 권장된다. 근육량 유지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조절하고, 흡연자에서 질병 활성도가 높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감염 역시 질병 악화 인자로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루푸스는 고혈압, 당뇨처럼 한 번 발병 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대부분 통원 치료만으로 조절 가능한 정도의 가벼운 증상으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

    쇼그렌증후군은 단독으로 발생하는 1차성 쇼그렌증후군과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근염, 경피증 등 류마티스질환과 동반해 나타나는 2차성 쇼그렌증후군으로 나뉜다. 전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주로 30~40대 여성에서 호발하며, 여성 발병률이 9배 정도 높다.

    면역체계의 조절 기능 상실로 눈물샘, 침샘 등 몸의 습기를 유지하는 분비선에 염증세포가 침윤돼 더 이상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쇼그렌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입 마름은 긴장, 불안 등 심리상태나 탈수 상태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으며, 당뇨나 갑상선질환, 약제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원인 해결 시 증상이 사라지지만 원인 없이 입 마름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면 쇼그렌증후군이 아닐까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 구강 건조증이 나타나며, 마른 음식을 삼키거나 말을 오래 할 수 없다. 또 혀 표면이 건조해지면 미각 저하, 잇몸질환, 충치가 잘 생긴다. 혀 밑, 귀 앞의 뺨, 구강 뒤쪽 등 침샘 부위가 붓고 아프며 열이 나기도 하며, 눈물이 나오지 않아 안구가 건조하고, 모래가 들어간 듯한 느낌이나 건조성 각결막염으로 충혈, 가려움, 광과민성, 눈의 피로 등이 나타난다. 건조 증상이 아닌 샘 외 증상으로 관절통, 조조강직, 간헐적, 만성적 활막염과 같은 관절 증상, 레이노현상, 만성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위축성 위염과 같은 소화기 증상, 간질성 폐질환, 간질성 신염이나 사구체신염, 혈관염, 중추신경이나 말초신경을 침범해 생기는 신경계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일반인보다 림프종 발병률이 44배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치료= 현재 완전한 치료법이 없지만 증상 완화로 생활의 불편을 없앨 수 있다. 개인마다 증상이 다양해 치료 방법이 다르며, 안과, 치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적 접근을 통해 샘 증상 및 샘 외 증상을 조절하고,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 및 치료한다. 침(타액)은 윤활, 항균효과가 있으며, 감소할 경우 구강 위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자는 금연과 주기적인 치과 검진이 필요하다. 자주 물을 마시고, 무가당 껌이나 사탕으로 침샘에 인위적으로 자극을 가하면 침 흐름이 자극돼 구강건조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고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야 하며, 관절통이 심하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하이드록시클로퀸, 메토트렉세이트 등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 혈관염, 림프종, 중추신경계통 침범이 동반될 경우 고용량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여러 증상으로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는 불편한 질환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환자의 의지와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류마티스 전문의를 통한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강진영 창원파티마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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