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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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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통화환수율로 본 경남 서비스산업 활성화 필요성- 김정훈(한국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24-01-14 23: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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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의 역할 중 하나는 화폐(money)를 발행해 시중에 유통하는 것이다. 화폐는 수많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제거래를 매개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 내에 유통되는 화폐의 규모 즉 통화량은 가계, 기업 등의 경제활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경제 상황을 파악할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이다. 통화량에는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지폐와 주화인 현금 외에도 은행 등 금융기관의 예금, 금융상품으로 확장해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통화량의 변화를 보면 경제활동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통화지표 중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현금이 한국은행으로 회수된 비율, 즉 통화환수율이 있다.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서 인출한 현금은 기업 등으로 흘러가서 종업원 급여, 물품대급 등으로 유통되다가 다시 경제주체의 예금, 금융상품 등의 형태로 저축된다. 이때 금융기관이 일부 시재금을 제외하고 한국은행에 예치하면서 현금이 회수된다. 통상 통화환수율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면 화폐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이는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의미한다.

    2023년 1~11월 중 경남 지역의 통화환수율은 32.5%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추이를 보면, 2018년 36.5%에서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에는 13.1%로 하락했다가 2022년에 30.2%로 상승 전환한 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화폐 유통 측면에서 봤을 때는 경남 경제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영향에서 빠르게 벗어나 2018년으로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2023년 1~11월 중 경남(32.5%)의 통화환수율은 전국 평균인 80.2%에 한참 못 미치며, 부산을 비롯해 통화환수율이 100% 미만인 8개 지역의 평균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 통화환수율의 크기로 여타 지역에 비해 경제가 좋다 또는 나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는 지역별로 산업 분포 등 경제 구조가 다른 데다, 통화환수율 자체가 카드 사용 확대 등 경제주체의 현금사용 행태 변화나 인터넷 쇼핑과 같은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남의 통화환수율이 부산 등 여타 지역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선 경남의 가계와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이 부산, 서울 등 타지로 유출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보도자료(23.11.7)에 따르면 경남에서 기업의 영업이익 및 근로소득 등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부터 순유출을 지속하고 있으며, 순유출 규모가 2013년 13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줄어들고 있으나 2021년에도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가계 소비 측면에서 보면 경남의 제반 소비 여건이 부산, 서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인 점이 통화환수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경남의 제조업 업황 BSI가 전국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서비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비제조업 업황 BSI는 2023년 11월 62로 전국평균(69)을 하회하고, 이러한 상황이 2015년 7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경남의 통화환수율을 현재 수준보다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경남에서 창출된 소득이 지역 내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서비스업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산업, 관광업 등을 육성하여 여타 지방에서 경남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통화환수율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2024년 경남의 서비스산업은 재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경남도정이 올해 운영방향 중 하나로 문화와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표명하고, 정부도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데다 10월에는 전국체전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경남의 서비스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훈(한국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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