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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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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지방소멸 문제와 글로컬 대학- 정필승(인제대학교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4-01-07 19: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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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2024년에도 새로운 희망과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지난해에서 넘어온 해결되지 않은 숙제에 대한 부담감 역시 안고 있으며, 올해도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꼽아보자면 극심한 출산율 저하와 인구감소, 그리고 현실로 다가오는 지방소멸 위기가 빠질 수 없다. 2023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수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중 52%인 118곳이 소멸위험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 중 51곳은 고위험 지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의 경우,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수요는 점차 증가하면서 수도권-지방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젊은 산업인력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방소멸을 가속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해법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 간의 불균형을 해결하고 지역-대학 상호 간 동반관계를 기반으로 대학의 혁신과 지역산업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작년부터 교육부에서는 3년 동안 해마다 10개씩 총 30개의 지역대학을 선정하여 각 대학에 5년간 총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하였다. 교육부는 94개의 신청대학 중 혁신성을 중심으로 15개 대학을 예비 선정하고 이들 중 10개 대학을 최종 선정하였으며, 경상남도에서는 경상국립대학교와 인제대학교가 예비 선정되고, 경상국립대학교가 최종 선정되었다. 최종 선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인제대학교를 비롯한 4개의 예비선정대학과 많은 지역대학은 올해에 있을 두 번째 도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이번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의 주요 요소는 혁신안과 실현 가능성, 지역발전 전략과 연계성,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의지라고 밝히며, 대학의 혁신과 지역 협력에 따른 동반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최종 선정된 대학 중 70% 이상이 국립대라는 점에서 결국 국립대 중심의 구조조정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물론 향후 20개의 대학 선정을 남겨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를 속단하기는 어렵겠지만, 글로컬대학30이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지역대학들에 현재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을 찾아 제공한다는 선순환적 기능을 지향한다면 이와 같은 우려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은 지금의 지역대학 위기 문제를 가장 극심하게 겪는 대학이 바로 지역사립대학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다시 말해 글로컬대학에서 도출되는 혁신 모델은 지역사립대학에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사례의 중요성과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사립대학의 경우 국공립대학과는 달리 대학 간 통합 모델을 제시하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국공립대학과 비교하면 변화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글로컬대학 선정 과정에서는 국공립과 사립대학 간의 균형 있는 선정 기준을 통해 더욱 보편적인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선정 방향이 고려되었으면 한다.

    글로컬대학30은 대학의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낼 기회이자 지역 상생을 추구하는 대형 국가사업이다. 이는 글로컬대학30이 비단 지방대학 살리기 위해서만이 아닌 균형 있는 지역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작년 9월 경상남도는 김해시를 중심으로 동부경남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지역 문화 및 산업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표명하였다. 그동안 비교적 관심이 적었던 동부경남 발전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실로 반가운 계획이다.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지향하는 대학이 지역 문화와 산업 발전이 연계된 혁신대학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지역의 문화 및 산업 발전의 기반이 지역 교육기관으로서의 인력 양성과 지역 연구기관으로서의 지역 산업 기여에 연계하여 지역대학이 글로컬대학 사업을 기반으로 연계될 수 있다면, 지역 균형 발전에 혁신적인 시너지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필승(인제대학교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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