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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거창한 공유냉장고 - 김윤식 (산청함양거창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12-27 21: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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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군에 가면 특별하고 따뜻한 냉장고가 있다. 군민들 누구나 채워 넣고 가져갈 수 있는 공유냉장고가 바로 그것이다.

    전국의 몇몇 지역에서 공유냉장고를 운영하고 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전 읍면으로 확산돼 추진하고 있는 곳은 거창군이 유일하다.

    거창군은 지난 2021년 4월 남상면 행정복지센터에 거창군 1호 ‘행복나눔’ 거창한 공유냉장고 운영에 들어갔다.

    공유냉장고는 여름에는 시원한 음료, 겨울에는 따뜻한 음료를 채워 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어색해 사용을 꺼렸던 군민들이 운영 취지와 활용도를 알면서 이용이 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2호 공유냉장고가 가조면에 문을 열었다. 2호 공유냉장고는 이웃의 끼니를 해결하는 ‘보물창고’로 명명됐다.

    보물창고는 주민들이 좀 더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가조면 복지회관 내 통합돌봄마을센터에 설치·운영했다.

    특히 지역 어르신들이 대충 끼니를 해결하는 식습관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중심이 돼 뜻있는 주민들과 남상면의 행복나눔 냉장고를 벤치마킹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운영 방법 등을 보완해 지역 자원들과 협약을 맺고 개소했다.

    공유냉장고를 먼저 시작한 남상면과 가조면의 소식은 TV, 라디오, 신문 등 각종 언론 매체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공유냉장고가 입소문이 나면서 거창군은 공유냉장고를 거창만의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12개 전 읍면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모여 운영사례를 공유하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먹거리 기본권 보장, 복지사각지대 해소 등 이웃이 이웃을 돕는 거창한 공유냉장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까지 12개 전 읍면에 공유 냉장고를 설치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운영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면서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웃과 음식을 나눔으로써 정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마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공유냉장고에는 생수, 커피, 음료 등과 지역 식당의 밑반찬 꾸러미까지 다양한 기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구의 초고령화, 홀몸 가구화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위한 시스템이 절실해진 세태에 맞춰 일방적인 후원이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 나눔과 공유를 통해 복지 수혜자로서의 낙인이 없는, 이웃이 이웃을 돕는 지역공동체로의 방향성을 잡아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선도적인 주민 참여형 시스템의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공유냉장고는 누구나 넣고 누구나 가져갈 수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마을의 이웃 누구나 공유하는 먹거리 거버넌스가 실현되고 있다.

    마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돌보는 ‘먹거리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 것도 공유냉장고의 큰 성과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좋은 정책이란 지금까지 운영한 부분을 재검토해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된 부분은 이어나가야 한다. 앞으로 더 나은 복지정책을 통해 거창군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김윤식 (산청함양거창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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