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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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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임기 마친 구자천 전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지역사회 함께하는 창원상의 만들기, 아쉬움 남지만 보람찼다”

  • 기사입력 : 2023-12-26 20: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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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간 ‘함께하고 신뢰받는 상의’ 위해

    소상공인·중기·청년 창업지원 보람

    정주여건 개선 현실화 등 못해 아쉬움

    지역기업 기부릴레이 1억2250만원 모금

    ‘창원경제협의체’ 통한 소통창구 확대

    상의 최초 ‘신기업가정신 선포식’ 성과도

    경남 상징하는 대표 문화 콘텐츠 없어

    도와 함께 ‘코리아 합창제’ 등 추진

    지역사회 위한 보람있는 일 고민할 것

    구자천 제4대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9일을 마지막으로 회장 임기를 마쳤다. 구 회장은 재임 기간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을 모두 겪었고, 지난해부터 경제계에 불어 닥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3고 현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이 와중에도 구 회장은 경제 현장, 행정·공공기관 등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퇴임 후 다시 경제 현장으로 돌아온 구 회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구자천 제4대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임기를 마치면서 소상공인 지원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구자천 제4대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임기를 마치면서 소상공인 지원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지난 3년간의 소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신뢰받는 상공회의소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 슬로건이었다. 이 슬로건을 내세운 배경은 상공회의소가 기존에는 회원사 중심으로 애로사항을 수렴해 건의하는 역할에 중점을 뒀던 것에 있다. 회원사 중심은 유지하되 상의 활동 외연을 넓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경제단체를 만들고 싶었다.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어떤 부분이 보람이고 아쉬움인지?

    △보람을 느꼈던 부분이 더 많다. 두 가지를 꼽자면 그중 한 가지는 소상공인 지원 활동이다. 회장 취임 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이에 소상공인에 도움이 되는 일을 먼저 찾았다. BNK경남은행, IBK기업은행과 함께 손을 잡고 100억원 규모 소상공인을 위한 이차보전 펀드를 만들었다. 은행과 창원상의 자금으로 이자 일부를 감당해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1%대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한 것이 뜻깊었다. 또 피부로 와 닿았던 일은 회원사와 함께 소상공인 선결제 운동을 펼친 것이다. 2차에 걸쳐 192개 기업과 단체가 선결제 운동을 진행했고 참여 금액은 13억8000여만원에 이른다. 소상공인 희망 떡 나누기 행사 때 한 상인에게 “이웃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줘서 매우 고맙다”는 말씀을 들었던 일은 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원에서 창업해서 번창하자’고 내새우며 청년들의 창업 지원을 펼친 것도 보람이 컸다. 창원상의 회원사와 벤처나 창업기업들을 매칭해 멘토-멘티를 만들었다. 마케팅, 기획력, 투자유치 등에 맞춤형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남 지식재산 페스티벌을 2회 개최했고 청년 창업가들의 만족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

    이 과정에서 경남도, 창원시를 비롯한 지자체, 지방의회에서 우리의 의견을 듣고 함께 힘을 실어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두 가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창원의 남천과 창원천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정주여건을 개선해보고 싶었다. 울산의 태화강, 부산의 수영강과 비슷한 곳이 창원에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또 진해 군항제와 연계한 방산 콘텐츠 축제를 추진해 올해 열렸으나 처음의 목표는 다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 둘 다 겪으셨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소통이 특기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큰 부담이 됐다. 경제 현장에 더 자주 갈 수 없어 회원사들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일상으로 전환되며 경제 동력이 다시 돌 것이라는 기대도 잠시, 인플레이션에 겹쳐 러-우 전쟁, 올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터졌다. 회원사들의 경영 여건에 타격이 됐고 창원상의 운영도 변화가 필요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창원상의 각 팀에 성과 평가 시스템(KPI)을 도입했다. 각 팀과 부서는 계량화된 목표를 설정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일을 꾸려나갔고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위기가 기회로 전환되며 상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임기 중 주요 성과를 소개하자면.

    △지난 3년간 함께 사는 삶의 가치 확대를 위해 힘썼다. 특히 올해 출범한 사회공헌협의회의 첫 사업으로 ‘2023 도네이션 릴레이 캠페인’을 펼쳤다. 창원상의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추진한 이 캠페인은 지역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으며, 45개 기업·단체가 1억2250만원을 모금하며 당초 목표였던 1억원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모범장수기업 육성 및 지원조례 제정’을 건의해 지난 7월 경남도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며 기업인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또 소통 창구를 확대했다. ‘창원경제협의체’를 통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지방행정에 지속적으로 전달했고 ‘창원지역 기업협의회’는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진해중소기업협회, 창원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등이 모인 경제계 의견 창구 역할을 했다.

    이 밖에 전국 지역 상공회의소 중 최초로 개최한 ‘경남 경제계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비롯해 창원상공의 날 제정·기념행사 등을 통해 기업과 기업인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노력했다.

    -국내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상공계의 역할은?

    △국가 전체로 보면 저성장이 맞으나 창원은 약간 다르다. 방산, 원전, 조선, 기계, 우주항공 등 주력산업이 지역 경제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R&D가 중심이 돼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이 인력이 지역에 와야 한다.

    연구개발 인력의 유치와 양성이 양 날개가 돼야 하고 이는 상공계만의 노력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세제 지원, 정주여건 개선이 필요하고 인력 양성에는 연구에 특화된 대학이 필요하다. 상공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개선책 등을 제시하고 지방행정과 정치권이 이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을 이끌어내는 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일 때 혁신의 씨앗이 움튼다. 이 씨앗을 찾아내 양분을 주는 규제 개선 역시 중요하다.

    -차기 회장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최재호 회장은 오랫동안 가까이서 보고 지내 온 사이이다. 사회 활동 분야에서는 경험이 매우 많고 대인관계 폭도 넓다. 대외 활동과 사회공헌 부문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임기 때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운 부분들과 우리 창원을 세계 속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갈 수 있는 일들을 더 이어서 계속해주길 바란다. 아직 창원은 국내 중심적 관점이 큰 것 같다. 글로벌한 사고가 없으면 생존의 기로에 놓인다고 생각한다. 해외의 많은 도시들과 교류를 더 활발하게 해서 창원을 비롯한 경남 중소기업들이 더 큰 해외시장을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향후 계획은?

    △최근 해외 사절단에 동행하면서 느낀 점이 경남을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 최고의 조선소, 방위산업, 우주항공 등 자랑거리가 있지만, 일반 대중들이 쉽게 눈여겨볼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산은 국제영화제, 광주에는 비엔날레 등 지역의 대표 국제 문화 행사가 있다. 이 연장선으로 경남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경남에서 열리고 있는 ‘코리아 합창제’를 경남도와 함께 키워보고자 한다.

    사업적으로는 과거에는 성장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돈을 귀하게 쓰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안으로는 우리 직원들에게 만족감을 더 주고 싶고 밖으로는 지역사회를 위해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구자천 회장은? 1953년 진주 출신으로 진주 중·고교를 졸업하고 1977년 연세대 문과대학을 졸업했다. 1982년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79년 ㈜럭키개발에 입사했고 1987년 신성델타테크㈜를 설립해 경영하고 있다. 2020년 12월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해 지난 19일 임기를 마쳤다. 경영혁신·신노사문화 대통령 표창, 은탑산업훈장, 2억불 수출의 탑, 경남도 산업평화상 은상 등을 수상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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