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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위식도 역류질환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10-30 08: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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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성인 기준 평균 7~8시간 정도 잠을 자야 한다. 그러나 직장인이라면 이를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점심 식사 후 잠시 ‘낮잠 타임’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 후 곧바로 눕는 습관은 위산을 역류하게 해 위식도 역류질환 발생위험을 높인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안쪽으로 타는 듯한 통증이나 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위식도가 역류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크게 하부식도 괄약근의 기능 저하, 고지방식, 맵고 짠 음식, 커피, 과음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외에도 스쿼트, 데드리프트 등 고중량 운동,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쓰림과 위산 역류이다. 가슴쓰림은 명치 부위에서 목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타는 증상을 말하며 주로 ‘가슴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뜨겁다’라고 표현한다. 위산 역류는 신물이나 쓴 물이 명치에서 목구멍 쪽으로 다시 넘어오는 것으로, 대개 음식을 많이 먹은 뒤나 누워있을 때 쉽게 발생한다. 이외 흉통, 만성기침, 쉰 목소리, 천식, 목 이물감 등 증상이 발생한다면 위식도 역류질환 가능성도 한번 의심해 보아야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의심되면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나 식도에 기질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위산 역류로 발생한 식도염의 정도와 범위, 동반된 합병증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식도 점막의 조직학적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가 잘되지 않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나 진단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24시간 식도 산성도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이 검사는 위식도 역류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코를 통해 식도에 넣은 측정관을 24시간 동안 유지해야 하므로 검사 과정에 있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무조건 시행하는 검사는 아니다. 그리고 위산 역류로 인해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필요에 따라 이비인후과나 정신건강의학과적 협진 및 영상의학 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위식도역류가 아닌 인, 후두부의 문제 또는 건강염려증이나 우울증, 경추부 이상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법에는 약물치료, 수술, 생활 습관 개선 등 총 3가지가 있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대부분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복용하는 등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하게 된다. 약물치료의 경우 4~8주 투약하게 되며 전형적인 역류성 식도염 증상인 가슴쓰림이나 역류 증상이 있는 경우 효과는 좋은 편이다. 이와 반대로 목 이물감이나 기침 등의 비전형적인 역류성 식도염 증상은 약물치료에 대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역류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겠다. 심한 식도 협착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 증상이 심하지만 약물 부작용으로 약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 등에서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앞서 강조하였지만 역류성 식도염은 잘못된 생활 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체중이 늘어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면 복압이 상승해 위식도 역류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식사 시간이 늦어져 취침 시간과의 간격이 짧아지면 위 안에 음식이 오래 남아 위식도 역류질환을 잘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정상 체중 유지, 정시 식사, 식후 격렬한 운동보다는 간단한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자주 반복될 수 있고 따라서 약물 치료가 꾸준히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자주 불편감을 느끼는 환자라면 평소 꾸준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고 장기 약물 치료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을 권해드린다.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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