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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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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척추 수술 시 필수로 지키고자 하는 것

이원철(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 기사입력 : 2023-10-30 08: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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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추 통증의 가장 대표적 이유는 바르지 못한 자세이다. 요추질환은 앉은 자세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경추 질환은 앞으로 쭉 뻗어 나온 일명 거북목과 구부정한 어깨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장년층의 척추 질환 조기 발병률이 증가하는 큰 이유가 우리나라가 IT 강국이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전산으로 많은 일 처리가 이루어지고 더불어 요즘은 모바일로도 업무를 보니 서서 움직이는 경우가 갈수록 적고 별도로 운동을 겸하지 않으면 허리에 가중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조차 줄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과연 허리와 목은 어떤 자세에서 얼마만큼의 무리가 발생하는 것일까? 앉은 자세 중 가장 나쁜 자세는 바로 로뎅의 생각하는 의자, 딱 그 자세이다.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로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경우 허리가 받는 하중은 275㎏, 이때 허리를 펴고 목을 어깨 뒤로 넘긴 반듯한 앉은 자세로 만들어 주기만 해도 하중은 140㎏으로 준다. 또한 바르게 선 자세는 100㎏으로 더 준다.

    목의 경우는 어떨까? 10대들에서도 척추 질환, 특히 경추 질환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늘고 있는데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들의 생활 태도가 특히 문제다. 핸드폰을 적절히 올린 자세로 목의 각도가 0도일 경우 5㎏, 살짝 앞으로 숙인 15도일 때 12㎏, 그보다 좀 더 많이 숙인 30도는 18㎏, 아예 목이 앞으로 꺾이다시피 하는 60도는 27㎏의 하중을 받는다. 디스크를 앓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 사소한 각도의 차이로 저녁이 되면 목이 얼마나 뻐근한지를.

    이 하중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것이 근육이다. 개인차가 있다는 말은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자극을 받았다고 해도, 즉 같은 요추 4번, 5번 디스크라해도 근육의 강도로 인해 증상의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어떤 젊은이가 허리가 아프다며 찾아왔는데 CT나 MRI로만 봐서는 당장 수술해야 할 지경인데 이 환자는 운동 중 살짝 삐끗했다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내가 체감하는 바는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같은 진단명일지라도 근육 정도에 따라 증상, 즉 통증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수술을 담당하는 의료진은 이 정상 근육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단일공 내시경 수술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단일공 내시경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최소 침습, 즉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로 하여 원인이 되는 병변만 제거한다는 점이다. 이 정상 조직, 주로 근육을 유지해 주어야 수술 후 회복 기간도 짧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단일공 내시경술은 어렵다. 고도의 기술과 장비, 그리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 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어려운 수술법을 고집하는 것은 허리에 있어서 중요한 정상 조직을 그대로 보존하는 환자에게 아주 이로운 수술이기 때문이다.

    이원철(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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