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기고] 웰다잉, 인생을 완성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 최학범 경남도의원(김해1·농해양수산위)

  • 기사입력 : 2023-10-24 19:47:02
  •   

  • 한국 노인의 삶은 위기에 처해 있다. 2018년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하였고,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0년 사망원인통계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통계 결과’에 따르면, 경남에서는 지난 2020년 844명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도농복합지역의 자살률이 높았으며, 군 단위에서는 만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매우 높고, 전국 대비 80세 이상의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노인의 자살은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및 역할 상실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그토록 두려워하는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현상이 빈번한 이유는 삶과 죽음의 전반적인 과정을 성찰하는 사회적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기대수명은 2021년 기준 83.6세로 증가했다. 죽음 전에 지나야 하는 노년기는 어떤 생애주기보다 길어져 준비가 필요하다. 늘어난 생애 주기만큼 증가된 노년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노인 세대는 한국을 경제 강국으로 일궈낸 주인공들이다. 자녀 양육과 동시에 부모를 부양하며 가정과 국가에 헌신한 세대이다. 인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할지 모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초고령 사회를 2년 앞둔 시점에서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인 인권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노인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권리를 의미한다.

    노인의 인권을 보장하여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노인의 안전한 생활과 경제적 활동 유지로 빈곤의 위험 완화, 필요한 돌봄과 건강한 생활 유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공공의 연대를 강화하는 보편적 복지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허나 이들에게는 인생의 마지막을 적극적으로 준비하여 스스로 내 인생을 완성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죽음을 준비하며 삶을 마무리하고 남은 시간을 다시 준비하는 웰다잉 프로그램(Well-Dying)이다.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만을 준비하는 차원을 넘어 점점 길어지는 남은 시간을 다시 계획하여 준비한다.

    경남에서도 ‘웰다잉 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회성 프로그램으로 내실을 기대하기 어려워 일명 ‘경남형 죽음준비프로그램’의 확장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발전을 일궈낸 기성세대의 공로를 명심하고 노인들이 더 이상 비극적인 자살을 선택하지 않도록 국가는 책임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년기의 삶의 질과 관련된 산적한 과제들이 있지만 그 시작은 웰다잉, 죽음준비프로그램이지 않을까?

    경남도 차원에서 웰다잉, 고독사에 대한 논의와 다채로운 프로그램 시행을 촉구한다. 이를 기점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주체적으로 여생을 살아가며, 삶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완성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최학범 경남도의원(김해1·농해양수산위)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