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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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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99) 가야고분(伽倻古墳)

- 가야시대의 옛 무덤

  • 기사입력 : 2023-10-17 08:06:15
  •   
  • 동방한학연구원장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역사를 기술한 김부식(金富軾)의 ‘삼국사기(三國史記)’나 일연(一然)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세 나라인 고구려(高句麗), 신라(新羅), 백제(百濟)의 역사만 다루었다. 그래서 오늘날 사람들은 삼국시대에는 세 나라만 있는 줄 안다.

    그러나 사실은 6개의 국가가 연맹한 가야(伽倻)를 포함해서 네 나라였다. 실제로 삼국이 아니라 사국(四國) 시대였다. 가야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약 120년 전인 562년에 신라에 멸망당했다. 멸망당한 나라를 위해서 정복 국가에서 역사를 보존해 줄 턱이 없으니, 자연히 가야의 역사를 기록한 문헌은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

    근래에 지하에서 가야의 유물이 상당히 발견되어 가야의 역사가 복원되어 가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야의 대표적인 역사유물로 고분(古墳)이 남아 있다. 금관가야(金官伽倻)가 있던 김해(金海), 아라가야(阿那伽倻)가 있던 함안(咸安) 등을 위시해서 창녕(昌寧), 고성(固城), 합천(陜川), 경북의 고령(高靈), 전북의 남원(南原) 등 3개 도, 7개 군에 걸쳐 존재한다. 부산 동래(東萊)에도 가야 고분이 있지만,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도시개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와 지자체의 여론 영합으로 등재에서 빠졌다.

    지난 9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세계문화유산회의에서 가야 고분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가 확정되어 가야문화의 우수성과 국제성이 확인되었다. 우리나라는 1995년 합천(陜川) 해인사(海印寺) 장경판전(藏經板殿) 등이 처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16번째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에서 세계유산 등재 숫자가 21위로 많다.

    세계유산은 어떤 국가나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류 모두에게 보편적인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한다.

    2011년 가야고분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12년 동안 등재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왔는데, 가장 중심적으로 힘을 많이 쓴 곳이 함안군이다. 가야고분 가운데 숫자가 가장 많고,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 함안 말이산(末伊山) 고분군이다. 함안은 경상남도에서 동서남북으로 가장 중심지이고 가야시대에도 후기에 가면 그 중심축이 김해의 금관가야에서 함안의 아라가야로 옮겨 왔다. 그래서 고분 숫자가 가장 많고, 또 다른 지역의 고분에서 발굴되지 않은 독특한 유물이 많이 발굴되었다. 2018년에는 별자리를 새긴 석판이 발굴되었고, 2019년에는 보물로 장식된 봉황장식 금동관(金銅冠), 상형토기가 발굴되었다. 토기를 대량으로 제작하던 공장 터가 발굴되는 등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사료가치가 월등한 유물이 계속 나오고 있어, 앞으로 가야사는 더욱더 구체적으로 밝혀질 것이다.

    국가나 민족이 힘이 없으면 그 나라 문화나 학문도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한다. 이제 우리 문화도 계속해서 그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 伽 : 땅이름 가.

    * 倻 : 땅이름 야.(우리나라 한자)

    * 古 : 옛 고. * 墳 : 무덤 분.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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