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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버지 형제분에 대한 호·지칭 바르게 쓰자- 김영진(사천향교 교화수석장의예절전문의)

  • 기사입력 : 2023-10-03 19: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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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도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추석)가 지나갔다.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살던 많은 사람들이 귀성하여 고향의 부모님과 친지 어른들을 찾아뵙고 문안인사를 드림에 아버지의 형제에 대한 호·지칭이 크게 잘못된 부분이 있어 전통 예절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자 모 일간지에 보도된 ‘구두쇠 할아버지도 ○○회원이 됐습니다’의 기사에서 주인공은 자기를 키워주신 아버지의 형님을 ‘둘째 큰아버지’로 호(號)·지(指)칭(칭호)하였다. ‘둘째 큰아버지’란 칭호는 어느 예서(禮書)나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이때 칭호는 ‘둘째아버지’로 써야 바르다.

    지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버지 형제분에 대한 칭호를 혼동하여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버지의 여러 형제분을 칭호할 때 자기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면 전부 큰아버지로, 나이가 어리면 작은아버지로 호·지칭 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칭호이다.

    칭호는 대인관계에서 의사소통이 전제되고 의사소통을 하려면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사람과의 관심이 하나로 집약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말을 하는 사람이 그 대상의 관심을 말하는 사람에게로 집중시켜야 한다. 따라서 그 칭호는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를 사용해야 한다. 큰아버지는 오직 한 분뿐인 제일 맏아버지에게 한하여 ‘큰아버지’ 혹은 백부(伯父), 큰어머님, 혹은 백모(伯母)이고, ‘작은아버지’, ‘막내아버지’ 혹은 ‘끝 아버지’(작은어머님 포함)도 단 한 분뿐인 나이가 제일 어린 아버지 형제분에 한하여 칭호해야 된다. 기타 중간 아버지들은 몇째를 붙여 둘째아버지 혹은 한문 식으로는 중부(仲父), 셋째 아버지, 넷째 아버지 등 그 순서대로 칭호한다. 다만 중간 아버지들은 거주하는 지명(거처칭)을 따서 ‘사천 아버지’, ‘서울 아버지’ 등으로 부를 수 있다. 우리나라 칭호의 특징은 대인칭(對人稱)보다 상대를 존중할수록 거처칭(居處稱)을 쓴다.

    명절 때만 되면 며느리들이 시가에 가는데 신경 쓰이는 큰 이유 중 하나가 그러잖아도 낯선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댁 사람들에 대한 호·지칭을 몰라 당황스럽고 어색하며 대화하기에 엄청 조심스럽고 긴장이 되어 스트레스가 된다고들 한다. 이 모두가 인간관계의 첫 출발인 호·지칭을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되어 일어나는 일들일 것이다. 심지어 요즘 젊은 며느리들 중 일부는 모 드라마에서 시아버지를 ‘시아빠’라는 어처구니없는 칭호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흔히들 예절은 까다롭고 불편하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예절을 바고 알고 실천함이 오히려 마음 편하고 생활이 편리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 모두 호·지칭을 바로 알고 바르게 씀으로써 보다 명랑하고 예절 바른 사회인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김영진(사천향교 교화수석장의예절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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