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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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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 아니야!… 부모 이혼에 충격 받은 아이, 어떻게 보듬어 줄까

아이의 잘못으로 생긴 일 아니란 걸 확실하게 전달
아픈 마음 돌보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토록 도와야

  • 기사입력 : 2023-09-18 08: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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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주변에서 이혼 가정을 흔히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이나 가족의 상실을 겪으면 큰 충격을 받는다.

    아이에게 정서적, 물리적 환경 변화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혼율은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로 이혼율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례 없는 격리 조치로 한집에서 24시간 생활해본 부부가 많아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코비드(COVID)’와 ‘이혼(divorce)’를 합친 ‘코비디보스(covidivorce)’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혼하는 부모들 중 더러는 이혼율이 높고 이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었으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 아파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모의 이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가정의 붕괴는 어떤 아이에게도 괜찮은 일 혹은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과 우리 엄마 아빠가 이혼한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이혼은 상실, 이별, 고통, 슬픔, 변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다양한 반응

    폭력이나 학대 등으로 가정 환경이 아이에게 해로운 상황일 때는 이혼만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부부관계가 폭력적이지는 않은데 갈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의사소통 방법, 갈등 해결 방법 등에 대해 조언을 받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갈등이 해소되는 경험을 하고, 부부 사이가 더 돈독해지기도 한다. 아이들도 이러한 과정에서 갈등을 상호 간의 노력으로 해소할 수 있음을 배운다.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음에도 이혼이 결정되었다면, 부모는 이 시기 아이들의 마음을 각별히 살펴야만 한다. 이혼 과정에서 아이들이 혼란스러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더라도, 아이들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혼 전, 별거, 이혼, 이혼 후 그리고 재혼 단계까지 이 모두가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더하여 이혼은 그 자체의 변화뿐만 아니라, 부모 중 한 사람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이사나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경제적 상황의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수반한다.

    어린아이들 중에는 부모의 이혼에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자주 싸우거나 극심한 떼를 부리며 힘듦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불안을 내면화하며 퇴행하거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있다. 학령전기 및 학령기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을 내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상실감, 우울감, 무력감, 자존감 저하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아이의 마음을 잘 돌보는 과정 필요

    그렇다면 부모의 이혼을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살펴야 할까? 첫째, 이혼 결정은 가능한 한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한자리에서 이야기하고, 서로 합의한 내용을 간단하고 명료하고 정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둘째, 이혼 결정은 부모 사이의 어려움으로 내린 것으로, 아이들이 무엇을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셋째, 아이가 양쪽 부모 모두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넷째, 같이 살지 않는 부모를 주기적으로 만나게 해주고, 같이 살지 않는 부모를 만날 때에도 일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챙겨줘야 한다. 다섯째, 아이가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혼 후에도 아이가 일상을 유지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혼 과정에서 고통스러웠을 아이 마음을 각별하게 지지하고 돌보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내린 이혼 결정과 과정에서 부모도 힘들겠지만 아이의 마음을 잘 돌보며 아이 고유의 정서적 복원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더불어 독립성을 키우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글=안재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3년 건강소식 9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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