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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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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지역을 살리는 사회적경제- 신영규(모두의경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기사입력 : 2023-06-25 2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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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인구의 자연적 감소가 시작하고 보다 나은 정주여건을 갖춘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멸할 위기에 직면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정책과 재원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대책은 요원한 형편이다. 글로벌 환경위기로 인한 피해도 고스란히 지역이 입는다. 또 우리 지역에도 저출산 고령화시대가 도래해 아동의 수가 줄어들면서 아동에 대한 돌봄서비스의 공급은 줄어들고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김해의 한 마을에서 수국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렸다. 이 마을도 10여년 전에는 인구가 감소하고, 마을의 농업 생산성은 떨어지고, 버려진 농지에 쓰레기가 쌓여가는 마을이었다. 한 가족을 시작으로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을 바꾸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치우고 온전해진 땅을 활용하고자 수국을 심었고, 축제를 열었다. 그런데 이 마을은 주민의 50% 이상이 힘을 모아 영농조합을 결성해 마을공동체의 소통 공간이자 오가는 이들의 휴식 공간이 되는 마을 카페와 식당을 열었다. 마을 점방을 만들어 마을 주민뿐 아니라 편의점이 없는 인근 마을에 생필품을 무료로 배달해 주고 주민들의 안부도 확인한다. 수국뿐 아니라 연근과 이를 가공한 제품도 생산하여 판매한다. 김해시 대동면에 있는 수안마을영농조합법인이라는 마을기업 이야기이다. 지역민이 주인이 되어 스스로의 힘으로 지역을 살리고 있다.

    환경문제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음식물쓰레기도 그것 중의 하나이다. 사료화, 퇴비화, 연료화 등을 통해 처리하고 있으나 여전히 완전한 처리는 어렵다. 특히 음식물쓰레기의 80%를 차지한다는 음식물 폐수의 경우, 유기물만 걸러내고 배출하는 수준이다. 폐수를 포함한 음식물쓰레기를 완벽하게 처리하고 그 부산물을 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곤충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분변토를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마산합포구 진북면에 소재한 뉴트리인더스트리라는 회사이고 사회적기업이다. 지역에서 배출된 음식물쓰레기가 지역의 환경을 훼손하기 전에, 나아가 글로벌 환경문제로 커지기 전에 지역에서 재활용해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에 있는 경상남도 사회적경제혁신타운이 아이들의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경남지역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300여명이 모여 뮤지컬 공연을 보고, 마술 공연도 보면서 직접 해 보기도 하고, 자투리 아크릴을 이용하여 안경도 만들어 봤다. 어린이들을 초청한 이들은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이다. 어린이들에게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한 이들도 (예비)사회적기업들이다. 참여한 어린이들에게는 장학금을 수여하고 지역아동센터에게는 공기청정기를 기증했으며 경남지역 (예비)사회적기업들이 생산한 물품으로 만든 선물꾸러미를 재활용 천가방에 넣어 주기도 했다. 부모님 말고도 자신들을 사랑하고 보살펴 주는 따뜻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체험한 아이들에게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 더 자라지 않았을까?

    경남지역 곳곳에서 요란하지는 않지만 효과적으로 지역을 살리고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있는 지역민들이 있다. 바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다. 실패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했으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경남지역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응원한다.

    신영규(모두의경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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