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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구선관위 개표시연회 가보니] “역대 최장 53.9㎝ 투표용지 수작업 분류 쉽지 않네”

현재 정당등록 39곳·결성 신고 30곳 달해
비례대표 투표용지 분류, 기계의 2배 걸려
앉은 상태서 용지정리 안돼 서서 개표작업

  • 기사입력 : 2020-02-26 08: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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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창원시 진해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개표를 대비한 시연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25일 창원시 진해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개표를 대비한 시연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역대 최장, 그 길이만 53.9㎝에 달하는 투표용지의 위엄은 대단했다. 보통 앉아서 작업을 하는 개표자들이 긴 투표용지를 어쩌지 못해 일어서서 작업했고, 투표용지를 분류해 담는 바구니에는 길이만큼 부피도 커지는 투표용지가 수북이 쌓여 넘칠 듯했다.

    25일 창원시진해구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4월 15일 열리는 21대 총선 개표를 대비한 시연회를 열었다. 창원시내 선관위에서는 첫 시연회였다. 역대 가장 긴 투표용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제21대 총선 비례정당 투표용지’ 개표 작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어 현장을 찾았다.

    이날 시연회를 위해 진해구선관위가 준비한 투표용지는 지역구 1000장, 비례투표 1000장.

    지역구 투표용지는 기존 선거 개표대로 진행 가능해 특이점은 없었다. 문제는 53.9㎝의 비례정당 투표용지였다. 개표함에 들어있던 비례정당 투표용지가 분류대로 쏟아지자 개표자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53.9㎝ 길이의 투표용지를 정리하는 것부터 큰 산에 부딪쳤다. 의자에 앉은 자세로는 긴 투표용지를 정리하기 어려워 개표자들이 다들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개표자들은 선 자세로 투표용지 윗 부분을 맞춰 정리해나갔다. 이를 본 선관위 직원들은 밤샘 작업을 해야 하는데 분류부터 서서하면 다리에 무리가 간다며 만류하고 나섰다. 그러나 개표자들은 “긴 투표용지를 정리하려면 앉아서 작업은 안되겠다”고 입을 모았다.

    투표용지 속 비례정당은 총 39개, 53.9㎝ 길이 투표용지는 그나마 분류만 수작업으로 하면 용지 갯수 확인은 현재 개발 중인 개수기로 가능하다. 그러나 정당이 1개만 더 늘어도 개수기 사용이 불가하다.

    권성근 진해구선관위 사무국장은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이 39곳, 창단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한 게 30곳 있다. 정당 등록이 늘고 또 정당끼리 합당하는 등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어쨌든 등록정당이 39개를 넘어서면 표를 세는 작업까지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분류부터 갯수 확인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3개 조로 나뉜 개표자들은 정리한 투표용지를 1차적으로 정당번호에 따라 크게 3종류로 나눠 분류했다. 이후 조를 바꿔 확인작업을 했고 다시 각 번호대로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마지막으로 번호별로 투표용지를 세고 심사 집계 단계로 넘기면 분류가 잘 됐는지, 갯수는 맞는지 마지막 확인작업에 들어 간다.

    이날 비례대표투표용지 1000장을 개표함에서 꺼내고 분류해 갯수까지 확인하는데 총 40분이 걸렸다. 진해구선관위가 예상한 시간보다 10분이 더 소요됐다. 분류 정확도는 100%에 가까웠지만 역시 시간이 문제였다. 이 정도 속도라면 진해지역 선거구 내 42개의 투표함, 13개의 사전선거 투표함 내 비례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집계하는데 9시간 정도가 걸릴 거라고 진해구 선관위 관계자는 예측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기계로 작업할 때와 비교하면 2배가량 시간이 더 걸리는 셈이다.

    이날 개표 시연회에 참여한 개표자들은 긴 투표용지를 정확히 보려면 투표용지를 가로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또 이를 위해선 개표자 간 간격이 더 넓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다른 개표자는 분류한 투표용지를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길쭉한 모양의 분류함도 건의했다.

    권 사무국장은 “수작업 분류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오늘 개표 시연회를 통해 확인된 문제점이나 어려움, 건의사항을 반영해 다음 달 3일 다시 개표 시연회를 여는 등 계속 개선사항을 고민하며 개표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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