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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67) 제25화 부흥시대 77

“회장님, 주무실래요?”

  • 기사입력 : 2020-02-10 07: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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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주는 영화를 본 탓인지 약간 들떠 있었다.

    “요즘은 우리 기생들도 춤을 배워요.”

    영주가 눈을 흘겼다.

    “기생들이?”

    “기생들은 블루스를 추고 왈츠를 춰야 돼요. 손님들이 노래하는 기생보다 춤추는 기생을 더 좋아해요.”

    요정 풍속도 바뀌어 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회장님, 우리 춤춰요.”

    “싫어.”

    “아잉~!”

    영주가 허리를 비틀며 애교를 부렸다.

    이재영은 영주에게 이끌려 플로어에 나가 춤을 추었다. 춤을 추는 것이 서툴렀으나 나쁘지는 않았다.

    영주는 이재영에게 바짝 안겨서 스텝을 밟았다. 처음에는 어설펐으나 점점 익숙해져 갔다.

    댄스홀에서 나온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의 일이었다.

    곳곳에 댄스홀이나 카바레와 같은 유흥업소가 있었다.

    ‘머지않아 요정도 사양사업이 되겠구나.’

    이재영은 술집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요정에 도착했을 때 통행금지 예비 사이렌이 불었다. 사이렌이 길게 울리자 기분이 이상했다.

    “회장님, 주무실래요?”

    영주가 이부자리를 폈다.

    “자야지.”

    이재영은 옷을 벗었다. 요정은 아직도 영업 중이었다.

    “이제 곧 통행금지예요. 손님들이 모두 돌아갈 거예요. 먼저 주무세요. 손님들 가면 정리하고 돌아올게요.”

    “그래.”

    이재영은 먼저 자리에 누웠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영주가 옆에 와서 눕는 바람에 눈을 떴다. 밖에는 비가 오는지 빗소리가 들렸다.

    “비가 오나?”

    “네.”

    영주가 알몸으로 이재영의 품속을 파고 들었다.

    “회장님.”

    “응?”

    “화폐개혁이 뭐예요?”

    “화폐개혁?”

    “아까 온 손님들이 우리나라가 화폐개혁을 한대요.”

    이재영은 잠이 깨는 기분이었다. 화폐개혁은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돈을 땅속에 파묻어두고 있는 사람은 꺼내서 교환해야 한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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