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신임 회장과 부산은행장 선출이 일단락되면서 내년 3월로 다가온 경남은행장 선출이 지역금융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주총도 열리지 않은 데다, 현 손교덕 행장의 임기가 반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은행장 선출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오는 12월~내년 1월 중 차기행장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질적으로 행장 선출 관련 문제가 이슈화되는 기간은 3~4개월 안으로 좁혀진다.
더욱이 그룹 사상 최초로 그룹 외부 출신인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BNK금융지주 지배 구조가 회장과 은행장으로 다소 엄격하게 분리될 것으로 보여, 경남은행장 자리는 은행부문을 이루는 구심점으로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각 CEO가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은행부문자산과 확대를 꾀하고 있는 비은행·비이자수익 부문으로 그룹 실무를 나눠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김지완 회장 내정자는 △비은행 부문 경쟁력 확보 △투 뱅크 원 프로세스 강화라는 두 가지 전략 병행을 새 경영계획으로 밝혔다.
특히 은행부문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BNK금융지주의 특성상 경남은행장의 비중 또한 이전에 비해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그룹 내 중요도 때문에 경남은행장 자리도 외부인사 개입 논란에 노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외부 출신 회장이 그룹 수장에 내정된 데다, 금융사 경영진으로서 상당한 경력을 지닌 김 내정자가 기존의 BNK금융지주가 고수해 온 방식과는 전혀 다른 기조의 새로운 변화를 의욕적으로 꾀할 수도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에 대해서는 ‘무리수’라는 견해가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비판을 받은 김 내정자가 그룹 내부 구성원들과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혼선을 줄이고 안정화를 꾀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경남은행장 자리를 두고 잡음을 일으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경남은행 출신이 배제되는 일이 발생할 경우 경남은행 구성원은 물론 지역 상공인과 지역민들의 전방위적 반발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창원의 한 기업체 대표는 “경남은행이 2014년 BNK금융지주에 인수된 후 ‘BNK금융지주는 곧 부산은행’이라는 일방적인 공식 하에서 공공연하게 경남이 배제되는 분위기가 있는 터라 경남은행장에 외부인사를 발탁하는 것은 지역 정서와도 한참 동떨어져 있다”며 “지역 기업에 대한 원활한 지원을 위해서라도 경남은행의 정체성을 계속 지켜가야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한편 경남은행 측은 차기 은행장 선출에 대해 ‘너무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김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