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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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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다양하게 나타나는 난청] 귀 먹먹하면 일상이 막막

소리가 잘 안들리고… ‘삐~’ 소리에 어지럽고

  • 기사입력 : 2024-01-07 21: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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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명 중 4~6명이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 난청’
    선별·정밀검사 필수… 생후 6개월 전 재활 시작을

    진행성·지연성으로 발견되는 ‘유소아 난청’
    삼출성·급성 중이염 등 잦다면 정기검진 필요

    소음에 영구적으로 노출된 ‘청소년·장년 난청’
    증상 따라 보청기·이식형 청각기기 사용 권장

    노화·환경적 요인으로 악화되는 ‘노인성 난청’
    보청기 착용·가족 간 크고 천천히 대화 노력해야


    우리의 귀는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 고막과 내이 사이의 소리를 전달하는 중이, 외이와 중이를 통해 전달된 소리를 분석하고 분석한 정보를 뇌로 보내주는 내이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귀는 복잡한 형태로 이뤄져 있는데, 구조적으로 또는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우리는 여러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난청이 있으며, 난청의 원인 인자는 태아 시기부터 노년기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난청에 대한 예방과 청력 관리 또한 평생에 걸쳐 필요하다.


    ◇신생아 난청= 신생아 1000명 중 4~6명이 선천적인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에는 정상적인 언어 발달이 어려운 중고도 난청을 지닌 신생아 2~3명도 포함돼 있어 다른 선천성 질환보다 매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청각선별검사를 실시해 조기에 난청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특히 신생아 때부터 시작되는 언어 습득과 학습 능력의 발달은 청력과 매우 관련이 있는데, 경도 또는 중등도의 난청일지라도 언어와 인지발달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통해 난청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청각 재활을 유도해 난청에 의한 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분만 후 퇴원하기 전에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가 시행돼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생후 1개월 이내에 선별검사를 마치는 게 좋다.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생후 3개월 이내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청력 상태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밀검사 결과에서도 난청의 소견이 나타나면 이른 시일 안에 보청기 등을 통한 재활을 시작해야 하며, 재활의 시작 시기는 생후 6개월을 넘지 않아야 한다.

    ◇유소아 난청= 유소아 시기는 언어 발달, 정서적 안정, 인간관계 및 지적 능력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단계로, 특히 청각의 발달은 언어와 인지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청력 상태와 언어 발달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평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소아의 난청에 있어 중요한 점은 출생 시부터 발견되는 선천성 난청 외에도 생후에 진행성 또는 지연성으로 난청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발생한 난청의 가족력, 5일 이상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경우, 거대세포바이러스 등 태아감염, 교환수혈이 필요한 정도의 고빌리루빈혈증(황달),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뇌막염을 포함한 산후 감염, 이개(귓바퀴)와 외이도 기형을 동반한 두개안면부 기형 등의 난청 고위험 요소를 가진 유소아는 지연성 난청(출생 이후 서서히 발생하는 난청) 발생률이 위험 요소가 없는 유소아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 따라서 이러한 난청 고위험 요소를 가진 유소아들은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고막 안쪽으로 삼출액 또는 고름이 찼다고 말하는 삼출성 중이염 혹은 급성 중이염이 있다. 급성 중이염은 통증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쉽게 이비인후과를 찾을 수 있지만, 삼출성 중이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감기를 자주 앓는 아동이 텔레비전을 가까이서 보거나 소리를 높여 보는 경우, 큰 소리로 말해야만 알아들을 때는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삼출성 중이염은 초기 처치로써 특별한 치료 없이 관찰하면서 자연 치유되기를 기다려볼 수 있으며, 이환 시점부터 3개월까지는 상태를 주기적으로 추적관찰 하는 것이 권고된다. 그러나 삼출성 중이염과 별도로 감각신경성 난청을 가지고 있는 경우, 교정 불가능한 시각 저하, 다운증후군이나 두개안면기형, 구개열, 발달장애나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 등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아동이나 진단 시점의 청력 역치가 40dB 이상일 경우, 언어 발달의 지연이 의심되는 경우, 경과 관찰 중 고막의 비가역적인 구조 변화가 발생하거나 예측되는 경우, 급격한 청력저하나 어지럼 등의 합병증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조기에 고막을 절개하고 환기관(튜브)을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3개월의 경과 관찰 이후에도 삼출성 중이염이 호전되지 않으면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급성 중이염은 일정 기간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삼출성 중이염과 급성 중이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일부에서 고막 천공(구멍이 뚫리는 증상)이 생기게 되며 지속적인 이루(분비물)를 보이는 만성중이염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약물치료와 자연 치유가 어려워 중이 내 염증 제거, 청력의 보존 및 개선, 합병증 예방을 위한 수술적 치료를 권한다.

    ◇청소년, 장년의 난청= 청년기와 장년기에는 자연스레 사회 활동이 증가하다 보니, 귀에 해로운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일시적인 소음 노출에 의한 청각세포의 손상은 대부분 회복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작업장, 공연장 등의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거나 소음이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 영구적인 난청을 유발한다. 또한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약물이나 고리 이뇨제 및 일부 항암제 등의 약물 또한 난청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소음성 난청, 약물에 의한 이독성 난청 등은 약물 치료나 수술적 방법으로 정상화할 수 없으며, 난청의 정도에 따라 보청기 또는 이식형 청각기기를 이용한 청각 재활을 권한다.

    ◇노인성 난청= 노인성 난청은 노화에 따라 청력이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성인 난청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노인성 난청은 노화에 의한 내이의 퇴행과 함께 소음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 유전적인 인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난청이 정도와 종류도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과 연관된 요인으로 알려진 것이 젊은 시절 소음에 많이 노출된 경우, 흡연과 과다한 음주, 이독성 약물(부작용으로 난청을 발생시킬 수 있는 약물)의 사용, 당뇨 등과 같은 동반 질환, 유전인자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초기 노인성 난청의 경우 조용한 곳에서 일반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큰 무리가 없지만, 작은 소리로 대화할 때 약간의 어려움이 있고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말을 알아듣기가 어렵다는 정도다. 이 시기에는 보청기 착용만큼이나 가족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집에서 평소보다는 크고, 또박또박하게, 천천히 대화를 나누고자 노력하면 충분히 대화가 잘 이루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사회적 격리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가족들이 이해해야 한다. 난청이 더 진행되면 보다 다양한 형태의 어려움을 접하게 되는데, 이때 개인 청력의 저하 정도와 환경에 맞게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의 이식형 청각기기를 사용하면 명료도가 좋아지게 되면서 보청기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질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이비인후과 서지원 교수는 “최근 연구에 의하면 난청은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을 유발해 인지 기능 저하(치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지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저하될 수밖에 없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외부 자극을 두뇌에 줘야 한다”며 “크고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하게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난청 환자와 가족들은 보청기에 적합한 나이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보청기를 안경처럼 편하게 생각해 적절한 시기에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 후 보청기를 조절해 가며 사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글= 서지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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