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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울경 메가시티 버리고 서울 메가시티- 한상현 경남도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 기사입력 : 2023-11-29 19: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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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여당에서 ‘서울 메가시티, 메가 서울’을 언급하면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화두로 던졌다.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단어다. 대한민국 전체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국정 운영자들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생각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거리낌 없이 이슈로 던지고 있다.

    우리 국토 면적의 11.8%밖에 되지 않는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빽빽하게 모여 살고 있다.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쏠려 침몰 위기에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미 사람과 짐으로 꽉 차 있는 구역을 어떻게 나눌지 ‘방 나누기’에 몰두하겠다고 한다.

    지방의 관점에서 볼 때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든 서울이 김포에 편입되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대책 없고 무책임한 발언들이 오가는 사이 지방의 소멸 시계는 빨라져만 가고 지역민들의 삶은 힘들어진다는 사실에 분노할 뿐이다.

    ‘메가 서울’을 던진 정부여당은 지방을 달래듯 냉큼 ‘지방시대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지방에도 권역별로 7개 메가시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한 예로 3년여간의 착실한 준비 절차를 거쳐 추진하던 부울경 메가시티를 억지 논리로 단번에 뒤집은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자치 단체장들이다. 어느 정부가 추진하든 메가시티 조성에는 법적, 행정적 절차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정성들여 쌓아온 시간을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사람들임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지방 메가시티를 추진한다는 약속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양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북 군위’의 대구 편입도 3년이 걸렸다. 연합 체제의 메가시티를 버리고 신속히 행정통합을 이루겠다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계획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던진 ‘메가 서울’이 N년 후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동안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으로 볼 때 다음 정권으로 넘기거나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일을 보면 정부여당이 ‘메가시티’의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가시티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권, 생활권 형성’이다. 선심 쓰듯 행정구역으로 편입시켜 주거나 무조건 합병하는 것은 메가시티 취지와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서울 인접 도시를 편입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연구도 안 된 상태’임을 지적한다. 이미 연구가 충분히 진행된 부울경 메가시티도 무시한 정부인데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나.

    국민의 절반은 지방에 살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여기저기 함께 메가시티를 추진한다’라는 말 자체가 결국 지방을 버린다는 말을 의미하게 된다. 수도권 인구 집중을 분산시키고 지방을 살리는 것이 먼저다. 전국 최초로 출범을 앞두고 있던 부울경 메가시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이미 ‘큰 곳’을 ‘더 크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지방을 구색 맞추기로 이용하지 말라. 함부로 던진 ‘서울 메가시티’를 당장 철회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 균형발전을 고민해 줄 것을 촉구한다.

    한상현 경남도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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