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가고파] 늙은 말의 지혜-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3-11-15 19:42:44
  •   

  •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은 고죽국을 정벌하고 겨울에 돌아오다 산중에서 그만 길을 잃는다. 그러자 관중이 “이럴 때는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 길을 찾았다. 이번엔 산속을 지나다 식수가 떨어져 모두가 목말라하자 습봉이 “본디 개미는 여름철이면 산 북쪽에, 겨울이면 산 남쪽 양지바른 곳에 집을 짓는다. 개미굴 아래를 파면 물이 나올 것이다”고 말해 목마름을 해소한다. 고사성어 ‘노마지지(老馬之智)’는 여기서 유래됐다.

    ▼‘노마지지’는 늙은 말의 지혜란 뜻으로,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저마다 장기나 장점을 지니고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연륜이 깊고 경험이 많을수록 더 능숙하고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젊은 세대들의 일에 대한 추진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창의적인 발상은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핵심 축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앞선 이들의 경험과 경륜이다.

    ▼젊은이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경험으로 쌓인 역량은 갖추기 어렵다. 늙은 말이 힘이 없어 전쟁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해도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찾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자신에 부족한 경륜과 치밀함은 윗사람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그리고 윗사람은 젊은이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결점이 있기 마련이다. 훌륭한 리더는 모든 방면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필요한 재능을 가진 이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일하는 데는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 심지어 구르는 돌조차도 쓰임새가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득이 된다. 각 사람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적재적소에 맞는 사람을 배치하는 것, 그리고 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 이것은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지 않을까 한다.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