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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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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의 방어기제는- 이현근(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3-11-14 19: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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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사람과의 관계다. 혼자서만 살 수 없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는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구절벽 위기에 있지만, 지구상에는 80억명이 넘는 인구로 넘쳐난다. 인종과 나이, 종교, 성이 다르고, 서로 다른 지역과 환경, 기후에 적응해 살면서 언어나 의상, 전통은 물론 사회와 개인마다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내 맘 같지 않은 그런 사람들과 얽히고설키어 살고 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위협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사람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대처상황을 제시한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라는 것이 있다고 했다. 어떤 이는 나의 잘못을 남의 잘못으로 돌리고 부정하거나 왜곡시키기도 하고, 즉각적인 폭력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속으로 화가 나지만 잘 참아내기도 한다. 방어기제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낳아준 부모는 물론 함께 사는 부부나 자식들과도 다투는데 하물며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과는 말해 무엇하나. 더구나 마음속에 담은 생각을 말이나 글로 오롯이 상대방에게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미세한 표정이나 어감에 따라서도 전달되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언어에 의존하지 않아야 잘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때론 ‘침묵’이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삶의 연륜과 인격으로도 내재된 방어기제를 없앨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사람관계에서 갈등을 최소화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줄일 수는 있다. 나를 내려놓고 사람마다 다름과 차이,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그나마 다툼 없이 맘 편하게 사는 길이다. 공자는 “상대를 대할 때 나에게 대하는 것과 동일하게 소중하게 대하라”고 했다.

    이현근(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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