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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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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맨발의 자유- 이현근(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3-10-18 19: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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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 열풍이 불면서 공원을 찾아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 전국 지자체마다 맨발걷기 공원이나 걷기코스가 생겨나고 있다. 일부 유명 맨발걷기 명소에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관광상품이 되고 있기도 하다. 한때 숲속이나 풍경이 좋은 곳마다 산책길이 만들어지더니 이제는 맨발코스 만들기가 대세다. 맨발로 걸으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람의 신체마다 각각의 역할이 있고 경중을 따지기 어렵지만 발은 직립보행 이후 사람의 몸무게를 모두 지탱해야 하는 고달픈 신세다. 그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이 만들어졌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양말과 신발의 보호를 받는다. 대가는 혹독했다. 신발을 오래 신으면 발이 기형화되고, 땀에 젖어 냄새는 물론 무좀균까지 생겼다. 맨발걷기는 그런 발에게 자유를 주고 건강까지 챙기겠다는 것이다.

    ▼맨발걷기 예찬론자들은 맨발걷기를 어싱(Earthing)이라고 한다. 지구( earth) + (ing)의 합성어로 지구와 사람의 몸을 직접 접촉함으로써 전기적인 교감을 통하여 대지의 정기(精氣)를 흡수하고 인체의 나쁜 기운을 배출하는 것으로, 접지(接地)라고도 부르고 있다. 맨발로 흙 위를 걸음으로써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촉감으로 느끼는 기운이 마음마저 맑게 한다고 한다.

    ▼과학자나 의학자가 아니어서 맨발걷기에 대한 효능을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다만 맨발로 흙길이나 모래 위를 걸을 때 느껴지는 촉촉한 촉감은 신발을 신을 때와는 다른 쾌감이 있다. 과학적 근거까지는 내밀지 못하지만 땅과 바닥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낄 때 기분만은 좋아진다. 다만 맨발걷기가 만병통치라는 맹신은 금물이다. 맨발걷기 코스가 아닌 경우 발을 다치게 할 요인들이 많다. 가끔은 양말과 신발을 벗어던지고 매일 혹사당하는 나의 발에게 자유를 주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이현근(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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