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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이상동기범죄에 대한 소고(小考)- 서희봉(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3-10-17 20: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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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동기범죄는 명확한 동기 없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이나 폭력을 가하는 범죄 형태를 지칭한다. 모방 범죄의 위험이 크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최근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 발표가 있었다. 지난 8월 발표된 국무총리 담화문은 사전 예방-현장 대응-사후 처벌·관리 등 범죄 대응의 전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사법 조치와 강력한 처벌 대책을 담았다.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이 이상동기범죄의 척결을 위한 필수 조건임이 틀림없다. 치안력 강화부터 가석방을 허용치 않는 무기형 형벌 도입, 범죄예방환경설계 사업 확대, 민간 자율방범대 활성화 같은 대책들 말이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범죄의 근본 해결책인지는 다시 한번 고민이 필요하다. 국가의 급속한 성장 이면에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인간소외 및 개인의 고립 심화 등 이상동기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을 사회의 전 영역에 걸쳐 다각도로 분석해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미래 범죄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체계 구축의 노력이 우선된다. 승자독식이 만연한 한국 사회의 경쟁구조는 어떤가. 무한 경쟁에서 도태된 개인이 억압된 분노를 표출하는 범죄는 향후 증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증오범죄의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사후적 처벌만 강조하는 세태는 사후 약방문에 가깝다. 동기가 불명확한 범죄는 예방이 중요하다.

    결국은 교육이다.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사람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으로 체계 재편이 필요하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한국에서 국민의 행복지수는 왜 최하위권인지 돌이켜 봐야 한다. 학문 중심의 교육과정이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다운 성품의 형성을 가로막는다. 소통과 배려, 상호존중이 우선되는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가 잠재적 범죄 예방을 이끌 수 있다. 일상에서 자연스레 개인의 심리를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치료가 병행되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경찰 인력이 포괄하는 치안 활동은 한계를 노정한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교육제도의 개선과 사회 구성원들의 총체적 노력이 더해져야 안전한 일상생활을 담보할 수 있다.

    서희봉(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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