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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노동의 속성 변화- 김대완((사)경남혁신경제개발원 원장)

  • 기사입력 : 2023-10-16 19: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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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회사의 재무부서에서는 계산을 위해 주판과 펜을 사용했고, 군(軍)의 작전부서에서는 상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차트를 만들고 거기에 예쁘게 매직으로 글을 쓰는 차트 병이라는 보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컴퓨터와 응용 소프트웨어(엑셀, 워드 등)의 등장으로 이와 같은 유형의 노동은 사라졌다.

    신기술의 등장은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속성을 변화시킨다. 노동생산성은 한 노동자가 주어진 시간 동안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다. 과거 2·3차 산업혁명은 산업화와 공장자동화 등으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켰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생산성과 2·3차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생산성은 어떻게 다른가?

    전통적인 2·3차 산업에서 총생산량을 50배 늘리기 위해서는 공장, 사업장 등을 50배로 늘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연 단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스마트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노동생산성을 50배 늘리는 데 필요한 시간은 극단적으로는 가상머신(VM) 인스턴스(Instance)를 올리는 몇 초의 시간에 불과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근본적 속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기술변화는 우리에게 필요한 노동의 속성을 변화시킨다. 2차 산업혁명 이전 우리에게 필요한 노동 능력은 신체능력이었다. 쌀을 더 많이 더 빨리 나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노동력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었다. 2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기계를 만들고 다루고 설계할 줄 아는 사람의 노동력이 중요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고도의 기술 집합체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스마트한 정보통신기술을 운용하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분야에서 AI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졌다고 해서 그 분야의 노동시장이 AI에 의해 잠식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팔기 위해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가령 바둑이나 컴퓨터게임 분야에서는 이미 사람은 AI를 이길 수 없다. 그렇지만 인간 바둑 기사, 프로게이머는 여전히 존재하고 돈을 벌고 있다. 또 다른 예로 비행기 조종사가 있다. 비행기에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파일럿은 높은 연봉을 받는다. 그 이유는 비행기의 경우 다른 분야와 다르게 인공지능에 문제가 생겨 잠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 목숨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토파일럿은 만능이 아니라서 계기에 나타나는 여러 정보들을 아직까지는 직접 입력해 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오토파일럿을 운용할 수 있고, 비상시에 직접 비행이 가능한 파일럿은 여전히 수요가 있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새롭게 태동해 총노동시간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가치 있고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맞춰 발 빠르게 준비를 해야 된다. 그렇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내 노동의 평가액은 AI의 발전 속도보다 빠르게 낮아질 것이다.

    김대완((사)경남혁신경제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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