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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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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균형과 조화- 한명철(세원우드텍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23-10-12 19: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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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신문에서 지방의 소멸과 지방 대학의 위기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말을 어제오늘 들은 것은 아니지만 뉴스의 현황을 보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방의 군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중소 도시들도 소멸의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성향이 지방소멸에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급속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청년 세대의 고통, 이 말들은 우리의 현실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내가 대학에 다니던 80년대만 해도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이렇게 크지 않았다. 비록 지방 대학에 재학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열등감 없이 캠퍼스의 낭만을 외쳤고 민주화의 대열에 전국의 대학생들이 함께 한다는 연대감이 있었다. 벚꽃 피는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봄처럼 부푼 마음으로 미래를 꿈꾸며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하여 기꺼이 나 자신의 희생을 각오할 만한 의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지방 대학의 현실은 아무리 너그러이 보아도 ‘위기’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가끔 모교의 지인들을 만나면 너나없이 현실의 걱정과 과거의 향수를 말한다. 집값의 양극화, 인구의 양극화 이런 양극화는 결국 국민 전체의 삶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분열해서 대립하고 동서가 대립하고 이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이렇듯 갈등한다면 도대체 국민들은 어디에서 위로와 평안을 얻을 것인가. 극단적인 대립은 극단적인 불안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보기 힘들었던 묻지 마 범죄, 마약, 극심한 폭력 등의 현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은 이런 불안이 원인이 된 탓이리라.

    삶에서 균형과 조화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과연 무엇이 우리를 이런 부조화와 불균형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혹시 그 주범이 우리 스스로의 이기심은 아닌지, 정부와 정치권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볼 시간이다. 우리의 자녀 세대들이 이전의 우리들처럼 지방에서도 꿈을 꾸고 미래를 평등하게 계획하게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명철(세원우드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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