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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파크골프, 타수보다 매너가 중요하다- 김무만((사)합천향토사연구회장)

  • 기사입력 : 2023-10-11 19: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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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묘년의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폭염의 열기가 아무리 극성을 부려도 우주의 섭리는 어김없이 그 시기를 잊지 않는다. ‘더위가 멈춘다’는 처서(處暑)를 지나니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분다.

    한여름의 열풍(熱風)보다 더 강한 것이 ‘파크골프 열풍’이다. 열풍을 넘어 광풍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도입된지 10년이 채 안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호인 회원수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파크골프 구장과 편의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가 하면 발빠른 지자체는 파크골프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해 보겠다는 시책을 추진하기도 한다.

    이것은 파크골프를 치는 동호인들의 인구 통계적 특성 때문이다. 소위 전후세대라는 수적 우세는 물론이고 경제수준과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많은 연령층이다.

    전후세대의 막둥이(1963년생)가 환갑 나이가 되었다. 산업화, 민주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들이다. 이룬 것도 많고 고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전후세대들이 살아온 태도가 전부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살아 남기 위해, 처자식과 가족 생계를 위해 돈만 보고, 양심과 매너는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반추해 보는 나이가 되었다. 자녀와 후배세대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되지 않겠는가?

    파크골프를 치면서 여기 저기 부끄러운 소리들이 들린다. 필자가 매일 가는 파크골프장에서 얼마 전 저가의 자기 골프채를 두고 고가의 남의 골프채를 몰래 가져 갔다고 한다.

    그리고 수개월 전에는 진주지역의 모 파크골프장에서 개최된 경남협회장기 대회에서 성적 기록지를 조작하는 일이 발생하여 시상식도 개최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또한, 규정에 어긋난 복장에서부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타수 언쟁, 눈속임, 새치기, 경기장 침뱉기, 담배꽁초, 음식처리 문제, 주차질서 등은 선진국의 수준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유수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당신이 성공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 93%가 능력, 기회, 운(運) 등이 아닌 ‘매너’를 꼽았다고 한다.

    21세기는 매너가 곧 실력이 되는 시대이다. 매너는 배려이다. 매너는 행동기준인 에티켓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행동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이다.

    파크골프를 치기 전에 에티켓과 매너에 대한 교양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건강을 위한 체력단련과 경기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내적 성장을 위한 정직한 마음자세가 개인의 행복한 삶과 나라의 선진화를 위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김무만((사)합천향토사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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