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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이는 인정하고 차별 없는 경남 만들자- 승해경(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기사입력 : 2023-10-09 19: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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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가사와 육아를 돕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 시범 사업을 오는 12월 서울에서 먼저 추진한다고 밝혔고, 저출생률과 인구감소의 대안으로 이민자의 유입을 말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사회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타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이민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회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3년마다 실시하는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이 한국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언어문제,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문화차이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한국어지도, 학습지도와 학업관리라고 답했다.

    경상남도는 지난 6월 13일 ‘경상남도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열고, 1)다문화 아동·청소년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2)결혼이민자 정착주기별 지원 3)상호존중에 기반한 다문화 수용성 제고 4)다문화가족정책 추진기반 강화 4개의 정책목표를 확정했다. 특히, 다문화가족 자녀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경상남도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교육청, 지방언론,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역 이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참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관심과 지원정책의 확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이주민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차별적인 말과 시선에 상처를 받았음을 호소하고 있어 다문화 수용성은 낮은 편이다.

    경남은 지방의 예산으로 이주민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과 문화다양성 축제도 있지만, 우리와 그들로 구분하여 차별 또는 혐오하고 있는지 인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상 속에서 여성, 난민, 비정규직 노동자, 유색인종, 장애인, 성소수자 등에게 ‘결정 장애’, ‘짱깨’, ‘왜놈’, ‘한국인 다 되었네요~’ 등의 말을 하며 이주민에 대한 불필요한 관심과 질문을 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참 많은 것 같다.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의 경우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남편하고 어떻게 만났어요? 친정에 돈은 얼마나 보내나요? 한국어를 잘 못하면서 아이는 키울 수 있어? 한국에 오래 살았는데 왜 피부가 깜해? 화장은 안 해?” 반말이 섞인 이런 질문을 일방적으로 받는다고 한다. 반면 결혼이민자가 한국 출신의 선주민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은 없다고 한다. 누군가의 질문에 누군가는 대답하기 어렵다면 질문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경상남도의 외국인주민은 2021년11월1일 기준 12만 3000여명이고, 이 중 다문화가족은 2만2906가구, 가구원은 7만명, 자녀는 1만9327명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경남이라는 마을은 좋은 마을인가?

    인구절벽 시대 이민이 대안이라면 이주민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해소되어야 한다. 행정, 의료,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통·번역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주민을 지원해야 하는 공무원, 일선에서 만나는 이·통장을 비롯하여 대중교통에 종사하는 분들의 인식개선교육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자녀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나이, 성별, 신체조건, 출신국가, 사회적지위, 종교 등과 무관하게 차이는 인정하고 차별은 없는 경남을 만드는 것이 다문화사회 전제조건이다.

    승해경(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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