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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새 친구- 김용웅

  • 기사입력 : 2023-08-31 08: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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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에서 눈을 뜨니

    내 옆에 새로운 친구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목발이다

    내 곁에서

    말없이 침대 옆에 서 있다

    이 낯선 친구가

    무섭기도 하고

    살살 만져보며 종일 울었다

    친구로 맞이할 때까지

    받아들이는 법을 어떻게 하지

    걷고 뛰고 춤을 추는 법도

    나 혼자 숙제야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친구가 있음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고

    처음 친구가 생긴 날


    ☞ 누구나 살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몸이 불편할 때도 있다. 우리는 아픈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위로하고 마음을 다독거려 위안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아픔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화자에게 온 그녀 ‘목발’. 낯설고 무서워 종일 울게 만든 목발. ‘받아들이는 법’을 익히는 것은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힘겨운 과정일 것이다. ‘걷고 뛰고 춤을 추는 법’을 익히며 아픔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 목발을 친구로 받아들인다. ‘친구가 있음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며 자신과 세계를 긍정하는 담대함으로 나아간다.

    누구나 생의 한 부분에는 극복하기 힘든 어려움이나 상처가 있다. 상처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우리의 삶일지 모른다. 나는 이 동시를 쓴 시인을 알고 그의 친구인 목발도 본 적이 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그의 친구와 유연하게 한 몸으로 살아간다. -김문주(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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