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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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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불감증보다 안전과민증이 낫다- 박해영(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 기사입력 : 2023-08-15 19: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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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이 전에 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최근 재난·재해와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가족과 친구, 이웃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인천 검단 신축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들여다보자. 조사 결과 사고의 직접적인 문제는 설계-시공-감리의 총체적 부실이었으나 이는 곧 우리 사회와 업계 전반에 팽배한 안전불감증과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사회구조적인 문제였다. 이익에 눈이 멀어 법과 원칙을 무시한 부실시공, 전관기업과 같은 각종 이권 카르텔 등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 민낯은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하기에 더욱 혐오스럽다. 혼란과 우려 속에 전국적으로 철근 누락 아파트에 대한 조사와 안전점검 및 보강이 이뤄지고 있지만, ‘혹시 내가 사는 아파트도…?’ 하는 불안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많다.

    경상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도내 무량판 아파트 조사 및 점검 상황을 파악하고 도민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하여 지난 8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경상남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필자를 비롯한 건소위 소속 의원들은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철저한 점검과 신속한 보강, 투명한 정보공개와 향후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강력히 주문했다. 안전에 관한 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기 때문이다.

    태풍을 전후로 이어진 폭염 속 온열질환 피해와 그 이전 장마로 발생한 인명·재산피해도 결국 안전불감증으로 수렴된다. 올해 여름 온열질환자는 2190명(8월 13일 기준)이고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29명이나 되는데 피해자 대부분은 고령자, 농업 종사자, 열악한 노동환경 속 노동자,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온열질환 피해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도 결과가 같았을까? 충북 등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는 안전불감증이 키운 안일한 대처와 늑장 대응으로 인한 참사라는 점에서 더욱 가슴 아프다. 안전불감증은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단어다. 각종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재난·재해, 사건·사고가 갈수록 복합화, 대형화하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위험의 최일선에서 지역민의 곁을 지켜야 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맞춰 안전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고 대응체계를 정비하며 현장을 점검하고 도민 대상으로 안전교육 등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주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며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선제적 대비를 한 덕분이다. 태풍이 지나갔다고 경계심을 풀지 말고 태풍이 남긴 위험요소가 없는지 확인하고 다음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 국민의 안전 앞에서는 안전불감증보다는 안전과민증이 낫다.

    박해영(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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