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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무르(Amour)- 이상규(편집위원)

  • 기사입력 : 2023-08-09 19: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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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성이 있다고 알려진 프랑스 영화는 대부분 재미없다. 평론가들이 극찬한 영화라면 더 그렇다. 지난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아무르(Amour) 역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까지 받았으니 재미를 기대할 수 없다. 혹시 명작이라는 소문에 이끌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프랑스 영화가 지루하다는 걸 새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합작 영화 ‘아무르’는 제목이 의미하듯 ‘사랑’에 대한 영화다. 80대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다. 줄거리는 이렇다. 은퇴한 노부부는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아내가 치매 증세를 보이다 불치병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고, 남편은 집에서 아내를 헌신적으로 간호한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아내가 음식을 거부하자 남편은 아내 뺨을 때리고 곧 후회한다. 아내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어느 날 남편은 아내 얼굴에 이불을 덮어 씌워 죽인다. 이 영화 역시 지루하지만 어떤 장면에선 콧날이 찡해진다.

    ▼안락사 허용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미국 일부 지역에선 허용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회의원 10명 중 9명이 ‘조력 존엄사’ 입법화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찬성 이유로는 ‘자기 결정권 보장’이 최우선 순위로 꼽혔고, 병으로 인한 고통 경감, 편안한 임종을 위해, 의료비 경감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조력 존엄사’에 찬성한다는 조사도 있다.

    ▼불치병 등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또는 무의미한 삶을 연장시키지 않기 위해 연명치료를 거부하거나 안락사를 지지하는 의견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나 생명 존중, 자기 결정권 침해 악용과 남용, 의료 기술의 발달에 따른 회복 가능성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속에서 죽는 모습은 그 가족에게도 고통이다. 안락사를 돕는 게 진정한 사랑일까. 존엄한 죽음이란 게 존재할까.

    이상규(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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