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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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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안목-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3-07-30 19: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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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마천의 역사서 사기(史記) 자객열전(刺客列傳) 예양전에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인은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이를 위해 얼굴을 가꾼다’는 말이 있다. 춘추시대 진나라 때 예양이라는 선비가 자신을 중용했던 지백이 조양자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결심하면서 했던 말이다. 예양은 결국 복수에 실패하지만 그 마음에 감동한 조양자가 자신의 겉옷을 벗어주었고, 예양은 그 옷을 세 번 벤 다음 자결했다 한다.

    ▼아무리 좋은 북이라 할지라도 북채가 있어야 울림이 있고, 뛰어난 천리마도 자신을 알아주는 주인을 제대로 만나야 명마가 될 수 있다.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면 한낱 수레나 끄는 만마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백락 상마가(相馬家)의 ‘백락일고‘와 천리마가 수레를 끈다는 ‘기복염거’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아무리 뛰어난 명마라도 백락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의 백락일고는 재능 있는 사람도 그 재주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리더의 덕목 중 하나는 아랫사람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 사람의 장단점을 잘 살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조언해 보완해 준다면 그는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뛰어난 사람도 실수를 할 수 있으며, 부족하고 미련한 사람이라도 자신만의 장점이 있게 마련이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 남들의 장단점을 잘 보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바로 눈앞에 명마가 있어도 백락과 같이 명마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듯이, 아무리 훌륭한 인재가 곁에 있어도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면 자신을 알아주는 리더를 찾아 떠날 것이다.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기 전에 내가 알아보지 못한 인재가 곁에 있지는 않은지 먼저 돌아보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이준희(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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