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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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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의 가곡, 창원의 문화콘텐츠가 되길- 정인숙(경남오페라단 총감독)

  • 기사입력 : 2023-07-12 19: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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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향의 도시 창원은 한국가곡의 발원지이다. 최초의 우리 가곡 ‘동무생각’이 다름 아닌 창원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1922년 당시 마산 창신학교(현 창신고등학교) 국어교사였던 이은상은 음악교사였던 동료 박태준의 짝사랑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토대로 가사를 써주며 노래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박태준은 그 가사에 곡을 붙였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로 시작하는 최초의 한국가곡 ‘사우’(思友, 동무생각)’는 이렇게 낭만적으로 탄생했다.

    1920년 작곡한 홍난파의 ‘봉선화’를 한국가곡의 효시로 보는 의견도 있으나, 처음 이 곡은 ‘애수’라는 제목의 바이올린 소품으로 작곡되었고, 이후 1926년 김형준 시인이 가사를 붙여 탄생한 곡이 ‘봉선화’였다. 가곡은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이르는 것으로 음악계에서는 ‘동무생각’을 한국 최초의 가곡으로 인정하고 있다.

    1980년대만 해도 가곡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꽤 인기를 누렸고, 9시 뉴스 시작 전 영상으로 우리 가곡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었다. 그동안 급변하는 시대 속에 한국가곡은 많이 소외되었고, 또 대중들의 관심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가곡은 100년의 역사를 지켜오며 우리 민족의 정서와 시대를 반영해왔다. 한국가곡 탄생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는 국내 여러 곳에서 기념가곡제들이 열렸다. 창원문화재단에서도 100주년 기념 한국가곡축제를 기획해 3·15아트센터와 진해문화센터에서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가곡의 도시 창원에서 의미 있는 기획공연을 준비했구나 하는 마음 뒤로 이런 가곡축제를 매년 할 수는 없는 걸까?’ 하는 아쉬움이 뒤따랐다.

    우리의 삶과 정서가 녹아든 한국가곡은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다. 우리말이 전해주는 특별한 느낌의 감성과 스며들듯 다가오는 조용한 울림은 우리 가곡의 큰 매력이라 하겠다. 창원은 많은 문인과 작곡가를 배출한 가곡의 도시이자 예술의 도시이다. 동북아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문화·예술·콘텐츠 산업 집중을 시정목표로 삼은 창원시가 한국가곡 발원지다운 면모를 살려 ‘100년의 이야기 우리 가곡’을 창원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해 창원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정인숙(경남오페라단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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