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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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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글로컬 대학 유감- 오인태(남정초등학교 교장·교육학 박사)

  • 기사입력 : 2023-07-02 19: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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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가 최근 글로컬 대학 예비 지정 평가 결과 1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글로컬 대학은 비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2027년까지 30개 안팎의 글로컬 대학을 선정해 연간 200억원씩 5년간 모두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정부 사업이다. 절대인구 감소와 대학 난립에 따른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의 자구적 노력과 정부 지원은 당연하다. 그러잖아도 진주교육대학교는 물론 대부분의 교육대학교가 초등교사 양성기관으로서 뼈아픈 성찰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자체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글로컬 대학 예비 지정 15곳 가운데 부산교대-부산대 통합안은 전국 교대의 자구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초등교육의 정체성을 깡그리 무시한, 한국교육사에서 흑역사로 기록될 수 있는 일대 사건이다. 참담함을 넘어 배신감마저 치솟는다.

    국립 종합대학인 부산대와 특수 목적 대학인 부산교대를 통합한다는 것은 말이 대학 간 통합이지 부산교대를 없애고 부산대의 일개 학과나 단과대로 편입하겠다는 것 아닌가.

    한국 현대교육이 시작되면서 초등교육의 특수성을 인정해 사범학교를 개교하고, 2년제 교대를 거쳐 대학원까지 설치한 4년제 교대로 내려오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교대를 하루아침에 없앤다니 도대체 제정신인가. 더욱 놀랄 일은 부산교대가 부산대와 통폐합하는 글로컬 사업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이나 동문들은 아예 배제한 채 총장 주도로 교수평의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였다는 사실이다.

    결국 교대 통폐합론은 그동안 초등교육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한 초등교육의 문제이고, 초등교육 현장이 요구하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 공급에 소홀하거나 무능한 교대 교수들의 책임이 크다. 바로 그 교수들이 무책임하게 그것도 명색이 교육대학교 교수로서 초등교육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깊은 고민도 없이, 무엇보다도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이런 어이없는 일을 벌이다니. 부산교대, 특히 교수들은 그걸로 얻는 게 뭔지 묻고 싶다.

    오인태(남정초등학교 교장·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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