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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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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향토 역사를 바로 알아야 미래가 있다- 이재돈(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 기사입력 : 2023-05-08 19: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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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는 새로운 지식과 가치 창출을 위하여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글로벌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는 세계화 중심 정책에 치우친 나머지 역사 인식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가고 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인하여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의 역사는 크게 왜곡되고 있으며, 이웃 나라 일본은 틈만 있으면 터무니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여 우리 국민의 속을 뒤집고 있다.

    심지어 일부 몰지각한 일본 학자들은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 )’을 제기하고 있어 역사 왜곡은 물론 가야 왕도 김해 시민들의 자존감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보화 교육과 외국어교육도 중요하지만 직접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향토 역사를 바로 세우고 널리 알리는 일은 미래지향적 교육의 중요 과제이다.

    우리 고장 김해는 2000여 년 전 김수로왕이 건국한 가야(가락국)의 도읍지이다. 뛰어난 철기문화와 토기 문화를 바탕으로 활발한 해상무역을 펼쳐 찬란한 고대문화를 꽃피웠던 가야사의 메카이다. 그동안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향토사학자와 역사학자 및 시민들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 1980년대에 이르러 김해 대성동고분군, 양동리고분군, 봉황동유적지 등을 중심으로 찬란한 가야시대의 유물과 유적이 발굴되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역사만 익히 알고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제4의 제국이라 일컬어지는 찬란했던 가야사의 실체가 하나둘 드러나게 되었다.

    김해시는 유구한 시의 역사를 재정립하기 위하여 2017년부터 ‘김해시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역사학자와 향토사학자 및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시사 편찬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왔다. ‘시민과 함께 만드는 김해시사’의 기획 취지를 살려 시민들과 내용을 공유하여 내용과 편집 과정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2021년의 시대사(6권)의 시민 공개에 이어 2022년 말부터 분야사(6권) 시민 공개 과정을 거쳤다. 또 편찬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어 올해 8월께에는 시대사 6권, 분야사 6권, 자료집 3권 등 총 15권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의 ‘김해시사(金海市史)’가 출간될 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김해시는 지난 2019년부터 565억 원(국비 388억 원, 지방비 17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본격적으로 가야사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가야사를 바르게 정립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가야사 복원을 위하여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 가야국가 사적지 정비사업,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가야사 연구자료 확보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가야문화유적지 탐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김해시는 시민과 함께하는 가야 문화재 야행과 수로왕릉을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고장의 가야역사와 문화가 확산되고 올곧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 의식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 향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우리의 것을 바로 알고 사랑하는 정신적 작용의 행동 특성에서 나오는 긍정적 자아 개념에서 비롯된다. 직관적 이해와 친밀감 형성을 돕기 위한 향토 역사와 문화를 재구성한 맞춤형 이해 교육 자료가 개발되어야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역사 바로 알기 교육이 체계적으로 전개되는 것이야말로 가야사 복원사업과 함께 병행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오늘날 김해인들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우리다움을 지키고 가꾸어 나가면서 새로운 문화를 재창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 향토의 역사를 바로 알 때 우리가 사는 지역에 관심을 갖고 향토 사랑 정신이 함양될 것이며, 고장의 앞날을 바르게 가꾸어 나갈 수 있다.

    이재돈(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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