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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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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다시, 예향…- 이장원(영남지역문화전문가협회 회장)

  • 기사입력 : 2023-04-24 19: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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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에 통영은 2023~2024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야간관광 미디어파사드 시설인 ‘디피랑’을 중심으로 지난 2022년 9월 5일 통영시는 인천광역시와 함께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되었다. 통영시는 ‘Tonight Tongyeong’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부터 ‘밤이 아름다운 도시’인 통영의 매력을 한껏 뽐낼 수 있는 다양한 야간관광 콘텐츠들을 선보인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필자는 늘 이토록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에 야간관광플랫폼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구성될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된다.

    얼마 전 통영 강구안에 설치된 보도교도 정식으로 개통이 되었고, 친수공간도 거의 정비되어 가면서 기본적인 모습들은 갖춰지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는 그저 매립을 조금 더 추가한 것 같아서 부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필자가 직접 걸으며 살펴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다. 해안선을 따라 조명도 하나씩 더해져 바다에 비친 불빛들로 강구안의 야경이 더 이뻐지고 있고 거기에 보도교가 추가되자 반대쪽으로 이어져서 산책하는 동선의 흐름은 훨씬 좋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보도교에서 바라보는 세병관을 중심으로 펼쳐진 야경도 무척 평온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더 배가되는 것 같다.

    관광시즌이 되면서 관광객이 늘고 통영엔 다시 활력이 넘친다. 역시 항구의 도시인 통영은 바다가 더해져야지 제맛인 것 같다. 사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전 세계 인류가 그랬던 것처럼 통영도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시간을 건너뛰어 그대로 문화의 시대로 강제로 소환되듯 들어섰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통영은 다시 예향으로 돌아가는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게다가 코로나를 혹독하게 겪으면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 이탈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유입되었는데, 근래에 필자가 활동하는 과정에서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나고 소통하면서 알 수 있었다. 기쁜 것은 그만큼 그렇게 잠재된 문화수요 인프라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 바로 통영이 다시 예향의 도시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물생산기지인 통영의 수산업 종사자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것은 바로 2세대, 3세대들이 통영으로 회귀하여 가업을 이어받음으로써 수산업이 그만큼 더 젊어지고 활력이 많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 젊은 수산인들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업계를 활성화시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오기 전에 서울이나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문화를 향유하던 인프라였기에 그만큼 문화에 대한 향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통영에서는 그런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어서 그만큼 그들의 잠재적인 문화수요와 이대로 성장해 간다면 가까운 미래에 문화산업을 후원하고 지원할 수 있는 수산업체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의 향기로 가득한 예향의 도시로 돌아가는 희망의 문이 살짝 열린 것만 같고, 그 문틈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빛줄기에서 그런 긍정적인 변화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왠지 필자가 통영에 처음 왔을 때처럼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시기에 보다 더 활성화되고 대중화된 문화관광플랫폼이 구축되어 더해진다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고 교류하는 도시가 되고 다시 옛날처럼 곳곳에 문화의 향기가 넘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예향의 도시의 명성을 되찾게 될 것이다. 다시 ‘예향의 도시’로…Tonight Tongyeong.

    이장원(영남지역문화전문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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