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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농업혁명(農業革命)- 김준간(전 함안부군수)

  • 기사입력 : 2023-04-17 19: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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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는 1만 년 전부터 곡류를 재배하고 야생동물을 순화시켜 가축으로 사육해 왔다. 당시에 곡물과 고기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수렵·채집에서 벗어나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다. 이것을 농업혁명이라고 한다. 식물을 채집하고 동물을 사냥해서 배고픔을 채웠던 하루하루의 수렵 생활에서 벗어나 저장해 두고 일 년 내내 먹고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혁명이었다. 이러한 정착 생활 덕택에 사피엔스가 가족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안정적인 생산과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농업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농업이 시작되는 초기부터 농부들은 정착하여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오면서 자연재해에 강한 돌연변이종들만 선택되어 재배되었다. 그 결과 인류는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늘어난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 시켜온 것은 농업혁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하여 곡물 생산을 했고 우수한 돌연변이만 살아남았다. 가축화를 위해 난폭하고 성질 급한 양들은 먼저 도태되었고 사피엔스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순한 양들을 순화시켜 가축으로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더 많은 곡물과 고기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세계인구가 78억 명 정도가 되었다.

    반면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한다. 하라리는 농업혁명으로 편안해야 할 정착 생활이 오히려 수렵 채집인들의 삶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았으며 질병과 기아의 위험에 더 노출됐다고 한다. “행복해지겠다는 상상에서 쉴 수 없는 여건과 강도 높은 노동으로 더욱 힘들게 살아가고 가축을 사육하며 함께 지내다 보니 산업사회를 휩쓴 전염병은 가축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유발 하라리가 던지는 메시지는 더 나은 풍요와 평안하고 행복한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으로 들린다. 농업혁명이 인류에게 더 풍족함을 안겨 준 것처럼 농정의 복잡한 이슈들도 농업인들의 소득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잘 풀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준간(전 함안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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