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1일 (수)
전체메뉴

[촉석루] 돈도 인재도 기회도 수도권으로- 남중희(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3-04-04 19:53:50
  •   

  • 지난 3월 27일 서울 세브란스빌딩에서 지방 및 중앙 정부 관계자 100여 명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시도·부처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는 중앙 정부 중심의 Top-Down 전략에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Bottom-up 전략으로 바꿔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교육 자유 특구와 기회 발전 특구 지정이 골자였다.

    이에 앞서 3월 15일 정부는 55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산업단지 15곳을 발표했다. 수도권 용인 일대 710만㎡에 민간을 포함한 34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단연 돋보이고, 수도권과 가까운 천안(미래 모빌리티), 청주(철도클러스터), 홍성(수소 미래차), 대전(나노 반도체 우주항공)이 눈길을 끈다. 이에 비해 부산과 울산은 아예 명함도 내밀지 못했고 기껏 창원은 수십 년 전부터 이미 해오고 있는 방위 및 원자력 외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교육부도 2023학년도 첨단기술 분야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한 석·박사 증원도 수도권 대학 80%에 1037명을 몰아준 반면 지역대학은 266명 증원에 그쳤다.

    한편 대기업들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2022년 3월 29일 기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그룹은 판교에 R&D 센터를 두고 흩어져 있는 계열사 연구개발 조직들을 모으기로 했고, SK그룹은 경기 부천에 2027년까지 R&D센터를 조성해 SK이노베이션 등 7개 계열사 연구인력을 한군데 모을 예정이라 했다.

    또 두산 그룹도 2026년까지 경기도 용인에 연구센터를 지어 수소 연구개발 역량을 하나로 모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지경인데도 이 정부의 공약처럼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가 열릴까?

    2019년 말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을 1737명 차로 추월한 뒤 그 격차는 계속 벌어져 올해 2월 기준 57만8863명으로 늘었다. 저출산에 접어든 비수도권의 유소년과 청년들까지 수도권으로 몰리는 등 돈도, 인재도, 기회도, 첨단산업의 기회마저도 수도권에 내어주면 지방은 얼마 가지 않아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이라는 재앙을 맞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남중희(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