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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저출산 0.78의 쇼크- 김준간(전 함안부군수)

  • 기사입력 : 2023-04-03 19: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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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청 출생 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1년 전 보다 0.03명이 줄었다. 브레이크 없는 저출산의 시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 출산율이 2.1명이라고 하니 정말 심각한 쇼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오래전부터 저출산의 우려를 걱정하고 대안을 찾아왔지만,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효용보다는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 등도 아이 낳기를 꺼리게 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70년대 100만명 수준의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러니 서울 한복판의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대학생이 줄고 퇴직자의 연금 고갈을 해결하기 위해 정년 연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저출산 쇼크의 결과는 사회 곳곳에서 부정적 외부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영유아 관련 산업이 위축되고 인적자원 즉 노동력 감소로 소비시장이 침체하게 되고 경제를 암울하게 만든다. 이 추세라면 한국은 한 세기 뒤에는 현재의 3분의 1도 안 되는 1500만 명의 인구로 아시아 변방의 소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여성에게만 출산 의무를 지운다면 저출산 문제를 풀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할 때다. 미래의 부모에게 비용을 뛰어넘는 경제적 사회적 효용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세계 1위의 저출산 국가의 오명은 벗어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저출산에 투입된 예산이 280조원이라고 한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갔는데도 결과는 갈수록 유례 없는 저출산율이다. 이것은 촉진 보조금이 수요를 자극할 만큼 충분하지 않아서다. ‘창조적 파괴’로 유명한 ‘조지프 슘페터’가 “자본가는 자본주의 발전과 더불어 효용을 중시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용마저 냉정하게 계산되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이미 50년 전에 예견했다고 한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에 버금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김준간(전 함안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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