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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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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여기 어때] 거제 이수도서 즐기는‘1박3식’ 식도락 여행

잠자리·삼시 세끼 걱정 없이 쉼 누리며 맛과 풍경에 흠뻑
낚시꾼에 제공되던 서비스
특화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

  • 기사입력 : 2023-01-12 20: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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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고민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이다. 여행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마도 “우리 뭐 먹지?”가 아닐까? 먹거리가 해결됐다면 이미 여행의 8할은 성공인 셈이다.

    1박3식으로 유명한 거제 이수도는 제철 해산물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는 여행지다. ‘섬’이라는 한 글자만으로도 낭만 가득한데, 여기에 아무 준비 없이 떠나도 점심부터 저녁, 다음 날 아침밥까지 해결된다. 쉼을 누리며 맛에, 풍경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곳 이수도로 떠나보자.

    갓 잡은 해산물이 가득한 이수도 밥상.
    갓 잡은 해산물이 가득한 이수도 밥상.

    ◇물이 이로운 섬 이수도(利水島)= 이수도는 거제시 장목면 시방리 시방마을 선착장에서 도선을 타고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모양이 두루미를 닮았다 하여 본래 학섬이라 불리다가 후에 대구의 산란해역으로 알려지고 멸치잡이 어부들이 들어와 마을이 부유해지자 주민들이 ‘바닷물이 이롭다’는 뜻의 이수도(利水島)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전체 면적 0.384㎢의 작은 섬으로 50여 세대 10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1박3식이 뜨면서 대부분이 민박과 펜션을 운영한다.

    하늘에서 본 이수도.
    하늘에서 본 이수도.

    도선은 선착장에서 1일 5~6회 운항한다. 첫 배는 오전 8시, 마지막 배는 오후 4시로 2시간에 한 번 꼴이다. 휴가철인 2~8월은 6회, 9~1월까지는 하루 5회 섬으로 들어간다. 왕복 운임료는 대인 기준 8000원. 신분증을 보여줘야만 탑승이 가능하다.

    골목골목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수도 민박집들은 알록달록하고 깨끗한 외관과 통일된 문패들로 꽤 정돈된 느낌을 준다. 곳곳의 예쁜 테라스와 어선, 야자수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마을이다.

    해산물 상차림.
    해산물 상차림.

    ◇바다를 한 상에 담은 1박3식= 남이 해주는 밥은 메뉴가 뭐가 됐든 꿀맛인 법. 이수도는 1박3식으로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1박3식은 처음엔 이수도를 찾은 낚시꾼에게 제공되던 서비스였으나 입소문을 타며 이수도만의 특화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룻밤 가만히 앉아서 세끼 식사가 가능하다. 숙박과 함께 이수도를 찾은 날 점심식사에서부터 석식, 다음날 조식까지 제공된다. 따로 먹거리를 준비해 올 필요도 없고 숙소까지 한 방에 해결해 주니 그야말로 매력만점이다. 여기에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듬뿍 올려낸 푸짐한 맛은 덤이다.

    이수도의 민박집들은 대부분 제법 큰 규모의 식당을 갖고 있다. 이수도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가구는 50여곳. 이 중 식당을 갖춘 데가 15가구다. 식당이 없는 숙소라 하더라도 식사는 인근 민박집과 연계된다. 이곳에서는 숙박과 식사가 무조건 함께다. 숙박만 또는 식사만 이용할 수는 없다. 이수도만의 특색 있는 관광상품이다.

    이수도에 도착해 처음 만나는 점심부터 만찬이다. 우럭과 광어, 산낙지, 전복, 멍게, 해삼, 호래기, 물회, 오징어 탕수육, 장어튀김…. 젓가락질을 하면서도 침이 고이는 메뉴가 한가득이다. 저녁에는 여행의 피로를 풀면서 소화도 잘 될 수 있도록 생선구이와 쌈밥 종류가, 아침에는 시원한 국이나 찌개 종류가 나온다.

    메뉴의 구성은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수도의 바다를 한 상에 담은 제철 해산물은 공통이다.

    이수도의 1박3식을 이용하려면 예약은 필수다. 무박으로 식사 체험만은 불가능하다. 요금은 주말 기준 3인 이하 30만원, 4인 이상은 1인당 9만원. 초등학생과 유아는 조금 더 저렴하다.

    이수도 마을 전경.
    이수도 마을 전경.

    ◇여유로운 둘레길 산책 코스= 이수도에는 약 3㎞ 길이의 둘레길 트레킹코스도 유명하다.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둘레길 정상에는 사슴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둘레길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 조망 경관이 뛰어난 곳마다 작은 쉼터가 마련돼 있다. 쉼터에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 지친 심신이 정화되는 듯 여유가 가득하다.

    약 3km 길이의 이수도 둘레길.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거제시/
    약 3km 길이의 이수도 둘레길.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거제시/
    약 3km 길이의 이수도 둘레길.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거제시/
    약 3km 길이의 이수도 둘레길.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거제시/
    약 3km 길이의 이수도 둘레길.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거제시/
    약 3km 길이의 이수도 둘레길. 빨리 걸으면 1시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거제시/

    출발점인 선착장에서 1㎞가량 걸으면 ‘물새전망대’를 만나고 바로 위쪽에 ‘이물섬전망대’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이수도에서 조망권이 가장 빼어난 곳이다. 바다를 조망하는 전망대는 대부분 단층인데 비해, ‘이물섬전망대’는 3층으로 독특한 모양이다. 3층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온다. 왼쪽으로 한화리조트가 보이고 멀리 거가대교와 오른편에 부산 가덕도까지 선명히 다가온다.

    이수도의 마스코트 사슴동상. 현재는 산 속에 방목해 보기가 쉽지 않다./거제시/
    이수도의 마스코트 사슴동상. 현재는 산 속에 방목해 보기가 쉽지 않다./거제시/

    조금 더 걷다 보면 ‘해돋이전망대’에 닿는다. 넓게 펼쳐진 해안선에서 바라보는 해돋이가 절경인 곳이다. 바로 옆에는 바다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비경이 압권이다. 발밑이 바다라 아찔한 기분이 든다. 전망대 앞에는 이수도의 상징인 사슴 동상이 있다. 이수도에는 예전에 철조망을 치고 사슴을 키웠으나 지금은 산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방목하고 있다.

    SNS 핫플 ‘매미성’.
    SNS 핫플 ‘매미성’.

    ◇돌아오는 길엔 핫플 ‘매미성’ 들러 인생샷도= 이수도에서 하룻밤 묵으며 1박3식을 즐겼다면 돌아오는 길에 SNS에서 인생샷 성지로 유명한 ‘매미성’을 둘러보기를 권한다. 매미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한 주민이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손수 쌓아 올린 성이다. 이수도에서 바로 보이는 장목면 복항마을에 위치해 있다. 꼭 중세 유럽의 성곽 같은 건축물이 그 앞으로 펼쳐진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설계도 한 장 없이 돌과 시멘트로 쌓아 올린 성이라니, 그 경이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매미성 안쪽의 통로가 인생 사진을 위한 명당자리. 이곳은 일명 ‘액자샷’으로 유명하다. 쌓아올린 벽돌이 액자의 프레임이 되어 그림 같은 사진으로 탄생한다. 액자샷은 어느 시간에나 찍어도 예쁘지만 특히, 일출이나 일몰시간에 찍는 걸 추천한다. 벽돌과 붉은 햇살이 어우러져서 색감이 더욱 몽환적으로 빛난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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