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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우리나라의 매장문화와 화장문화

  • 기사입력 : 2011-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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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소는 생물이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사람은 숨을 쉴 때 21%의 산소와 78.97%의 질소, 0.03%의 이산화탄소가 섞인 공기를 들이쉬고 산소가 16%, 질소가 78.97%, 이산화탄소가 5.03%가 섞인 공기를 내쉰다. 물론 다른 동물들도 산소를 섭취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바람은 생기의 요소이긴 하지만 산소가 21%나 함유되어, 한 방향에서 봉분을 향해 지속적으로 불어온다면 흙과 잔디의 수분은 증발하고 그로 인해 잔디는 말라 죽고 봉분의 흙은 밖으로 흉물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또 계곡의 차가운 바람이 광중(壙中·무덤의 구덩이 부분)으로 침입하면 시신의 육탈을 더디게 하거나 유골을 빠른 속도로 산화시켜 몇 년 이내에 뼈가 완전히 삭아 없어지게 된다. 유골이 급속히 산화되면서 나쁜 기를 발산하기 때문에 후손이 관재(官災), 손재(損財)를 입게 된다.

    산에 올라가면 봉분 위쪽의 좌우측에서 둥글게 감싸안은 흙 둔덕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활, 활개, 내성이라 하며 왕릉의 경우에는 이것을 곡장(曲墻)이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산골짜기에서 불어오는 흉한 바람을 막아서 광중의 시신이 급격히 산화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만약 산화가 급격히 진행되면 시신의 육탈(肉脫·살과 피가 빠져나감)과 소골(消骨·뼈가 삭아 없어짐)이 너무 빠르게 되므로 후손들이 바라는 발복(發福)은 일어날 수가 없다.

    그러나 필자와 의견을 달리하는 지관선생도 혹여 있겠지만 매장(埋葬)이 아닌 화장(火葬)을 하면 조상과의 연결고리인 DNA 인자가 소멸되기 때문에 조상을 통한 복도 기대할 수 없는 반면 화 또한 없으므로 화장은 후손을 무득무해(無得無害·득도 없고 해도 없게 함)하게 하는 이상적인 장법이라 생각한다.

    현재 남한의 면적은 9만9600㎢인데 이 면적의 1%인 998㎢가 묘지로 사용되고 있다. 분묘 수로 보면 약 2100만 기에 달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분묘 중에서 40% 정도는 무연고 분묘로 아무도 돌보지 않는 흉측스러운 묘로 변모되었고 또 되어 가고 있으며 향후 현재 돌보고 있는 묘의 몇%나 요즈음 젊은 세대들이 계속적으로 돌볼 수 있을지 필자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것은 매장문화의 좋고 나쁨의 문제를 떠나서 후손이 돌보지 않으니 조상에 대한 불효막심한 일이요 후손 또한 조상에게 물려받은 커다란 짐이 아닐 수 없으니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현명한 대안과 그에 따른 실천이 반드시 뒤따라야 된다고 보며 정부와 유관기관들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화장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본다.

    필자는 오래전 수목장(樹木葬)에 의한 화장(火葬) 문화의 중요성을 지면을 통해 역설한 적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전제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이라 친환경 장법인 수목장의 대중화가 어려운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정부나 해당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러한 장법을 토착화(土着化)시켜야 함에도 전혀 시도나 어떠한 노력의 기미가 보이지도 않으니 이 땅의 장묘 문화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그저 암담할 뿐이다.

    더군다나 화장 후 골분을 안치할 공원묘지도 부족하기 때문에 필자는 조건이 까다로운 수목장의 대안으로 스위스, 독일 등의 유럽에서 하고 있는 화단장도 고려해 보기를 적극 권유하고 싶다. 필자가 추천하고자 하는 화단장은 삶과 죽음을 생활 속에 같이 공유하는 친환경 장법으로 작은 동산을 매입해서 조상의 골분을 뿌리거나 곡물 성분으로 만든 항아리에 넣어서 묻어두고 후손들이 야외 나들이를 할 때 꽃밭으로 조성된 화단장에서 조상님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자연경관도 즐기며, 아울러 가족 간의 정도 돈독히 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장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의 여러 나라에서는 음택(陰宅·죽은 자의 거소)은 친환경 장법을 정착시켰고 오히려 양택(陽宅·산 사람의 거소)풍수(Feng Shui)가 주택, 사무실 터와 내부 배치, 공장의 사무동과 생산동의 위치 선정과 풍수인테리어 등을 하는데 폭넓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풍수를 도입한 건물과 주택 등은 매매도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니 앞으로 우리 사회도 비록 음택풍수에 대한 정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양택풍수의 적용은 서구처럼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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